〈묵상과 해석〉(정성국·성서유니온)

최근 한국 교회에 ‘성경 해석’에 관심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정성국 교수(아신대학교 신약학)는 성경 해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니라 ‘목표와 관점’이란 사실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성경을 가장 잘 해석하는 길은 바르고 건강한 관점으로 성경을 읽는 데서 시작된다.”

〈묵상과 해석〉은 〈매일성경〉이라는 큐티 잡지에 ‘큐티를 위한 해석학적 변명’이란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이다. 사실 성도들이 많이 하고 있는 말씀 묵상(QT)을 전문적인 방법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판하는 분들이 간혹 있다. 그래서 성경은 학문적 지식 없이는 다가가기 어려운 책이라는 인상이 성도들에게 남아 있다.

이 책은 성경 해석 방법이 시대마다 어떻게 달라져 왔는지를 보여줌으로써 해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니라 해석의 ‘목표’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성경을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이자 예수님을 가리키고 있는 이야기로 읽을 때, 우리 가운데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음을 피력한다. 이것은 성경을 평생 해석해야 하는 목회자에게도 큰 위로와 도전이 된다. 지금은 신학교에서도 성경을 학문적이고 비평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많이 강조한다. 물론 중요한 작업이지만 그러다 보니 해석과 설교가 딱딱하고 건조해지기 쉽다.

반면 목회 현장에서 성도들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 오늘 나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지만 이 경우 성경이 가르치는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딜레마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방법에서는 자유롭지만, 관점과 목표만큼은 분명한 해석이 좋은 성경 읽기라는 사실이다. 이로부터 개인적으로는 목회자로서 해석과 설교에 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성도들의 성경 읽기도 바른 방향으로 지도할 수 있었다.

김일호 목사((사)미셔널신학연구소 디렉터)
김일호 목사((사)미셔널신학연구소 디렉터)

“신약성경 저자들은 예수님을 통하지 않고서는 하나님 나라도, 세상도, 역사도, 공동체도, 자기 자신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모든 것에 대한 인식과 해석의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예수님을 하나님이 약속하신 내용의 성취자라고 인식하자 미래에 임할 하나님 나라가 예수님과 함께 ‘지금 여기’에 와 있다는 그리스도인들만의 독특한 역사 이해가 형성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 나라의 시간 속에서 살기 시작했다.” (79쪽)

이 책은 목회자들에게는 쉬운 현대 성경 해석학 입문서로, 일반 성도들에게는 자신의 성경 읽기가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점검서가 될 것이다. 그 결과 성경을 더 가까이하고자 하는 열망이 생겨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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