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목사(혜림교회)
김영우 목사(혜림교회)

퇴임 후 국민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미국 대통령이라는 칭송을 듣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은퇴 후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 는 기자의 질문에 “교회주일학교의 교사로 돌아가는 것” 이라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세계 최고 강대국의 대통령으로 있으면서도 그는 어린이와 장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교회 교사의 사명을 귀한 일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교회에 출석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줄어드는 것은 이 땅의 교회가 피부로 느끼는 현실이다. 출산률의 저하와 교회 구성원들의 연약함 그리고 교회를 대하는 세상의 싸늘한 시선이 큰 이유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들로만 어린이들의 교회 출석 기피를 설명할 수는 없다. 우리 시대 교회의 문제는 교사의 부재 혹은 부족과 깊은 상관이 있다.

교회 안에는 여러 직책이 있다. 교사, 찬양대원, 차량 안내, 식당 봉사, 예배 안내위원, 성경 공부 인도, 집사, 목사, 권사, 장로, 전도사 등. 그중에서도 모든 그리스도인이 공유하고 있는 직책은 ‘교사’이다. 주님이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막16:15)”고 명령하심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말씀을 전하고 가르친다는 측면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은 ‘교사’이기 때문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주님이 세우신 세상의 불신자에게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자녀와 교우들에게 예수님을 가르치고 전해야 하는 교사이다. 특별히 다음세대에게 신앙과 교회 사랑과 사람 사랑을 가르치고 전수해야 할 교사이다. 우리 시대 교회의 문제는 그 교사가 부족한 것이다. 신실한 교사는 마치 교회라는 몸 안을 흐르는 피와 같은 존재다. 어린아이들의 심장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다시 꿈틀거리게 만드는 일은 주님이 세우신 교사의 일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아이뿐 아니라 자기 아이와 심장이 연결돼 있는 부모에게 복음을 전달해 한 가족을 신앙의 길로 이끌 수 있는 하나님의 사자다. 그런 면에서 작금의 한국교회의 문제는 불신자에게 혹은 신자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복음을 가르칠 교사 부족 혹은 교사 부재에 있다. 그러기에 우리의 문제는 우리 안에 있고 해결의 길도 우리 안에 있다.

교회의 모든 직분자 즉 목사, 장로, 집사, 권사, 청년 모두가 교사가 돼야 한다. 교회의 형편과 규모 등에 따라 조금은 다르겠지만 교사가 주일학교와 교회를 살리는 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자신이 아이들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존귀한 존재라는 소명을 매일 기억하는 교사의 증가가 주일학교와 교회를 살리는 단초다. 한 주간을 사는 동안 자신의 반 아이들의 영적 상태와 삶의 처지를 사명과 감사로 돌보는 교사의 증가가 한국교회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주일학교가 성장하는 한국의 모든 교회는 바로 그런 교사가 중심에 있다. 진실로 지금 우리들의 교회에 필요한 것은 ‘자기반’이라는 목장이 더욱 풍요로워지기를 바라는 목자 같은 교사의 증가다. 그렇게 교회가 교사 세움과 격려에 힘을 쏟을 때, 교사는 충성과 함께 더욱 자신의 부족과 한계를 인지하고 더 기도하고 더 공부하려는 귀한 모습으로 발전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너무 많은 교회의 에너지가 노래, 교제, 행정 운영에 사용되고 있다. 그 또한 필요한 일들이지만 결과는 슬픈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1200만 명이라던 교회 출석 성도가 현재는 700만 혹은 600만 명이라고 학자들이 말한다. 그보다도 더 적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지금도 수 백만 명의 성도가 매주일 교회를 출석하는 것은 사실이 아닌가? 그 중 많은 이들이 교사로 서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에 필요한 것은 다시 어린이들을 붙들고 기도하고 힘쓸 교사와 그것을 중요시 여기는 교회지도자들이다. 지금 교회가 없는 것을 탓하지 말고 전 교인이 교사가 되려는 마음을 가질 때 주일학교를 비롯한 교회의 사역에 변화가 올 것이다. 온갖 세상 문화에 공격을 받고 있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이 시대의 땅 끝이다. 교회는 다른 일의 우선순위를 멈추고 ‘그리스도인은 교사다’라는 정신으로 자신이 있는 곳에서 복음을 전하는 교사로 살도록 지도해야 한다. 특별히 교회 안의 중직자들이 자신이 교사로 부름 받았다는 것을 먼저 보여야 한다. 미국 대통령도 주일학교 교사를 하는데 목사, 장로, 권사가 안 하거나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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