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중국 리커창 전 총리가 지난 10월 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향년 68세로, 장수하지는 못한 것이다. 중국인은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음에도 불구하고 차를 많이 마시기에 꽤 건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만한 위치에 있던 사람이 심장마비라니 참 안타깝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들으니 사도 바울 생각이 났다. 그는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사역했다.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니라”(빌 1:8) 그렇다. 진실한 그 고백은 빌립보 교인뿐이 아니라 모든 교회에 대한 사랑이 그랬을 것이다. 그리스도와 같은 심장, 즉 열정적 마음의 사역이었다. 그것이 어느 정도였는지 ‘심장’이라는 단어로 충분히 알 것 같다. 그의 뜨거운 가슴은 쉴 새 없이 설렜을 것이다.

사람의 심장은, 평생 멈추지 않은 채 30억번 정도를 뛴다고 한다. 그것이 멈추면 리커창 전 총리처럼 갑작스럽게 육체의 생명이 끝나는 것이다.

난 어떨까? 육신의 심장이 멈추면 죽는 것인데, 내 속에서 분명히 살아서 뛰어야 할 그리스도의 심장은 제대로 작동하는가? 종종 멈춰버린 것 같음을 뒤늦게 깨닫곤 한다. 아, 그때 그 일은 분명히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한 것이 아니다 싶은 그런 마음. 그래서 후회와 자책을 하곤 한다. 그 순간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나는 죽은 것과 다르지 않다. 심장이 뛰지 않음에도 몸이 움직인다고 산 줄 착각하는 것이다.

목사 안수 받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서대문구 순화동 평안교회에서 내 머리에 손을 올려주신 날, 그렇게 날 사랑해주신 목사님의 뜨거움을 느꼈다. 그리고 주님의 안수하심도 강력하게 느꼈다. 그때 난 펄떡펄떡 뛰는 심장을 경험했다. 눈물 범벅된 얼굴로 난 얼마나 감격스러웠던지. 주님께서 맡기신 사역을 가슴에 새기며 두 개의 심장이 뛰고 있는 것을 분명 느꼈다. 그런데 종종 멈추곤 하는 나의 심장. 싸늘하게 식기도 하는 내 심장. 여호와께서 내 심장과 폐부를 살피실 때(렘 17:10) 껍데기뿐임을 들킬 것 같아 겁난다. 나에게는 종종 영적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성령께서 그렇게 하시기에 난 아직 살아있다. 이제 내 심장이 멈추지 않기를 다짐한다. 아 그래! 이제 들린다. 내 심장 박동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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