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교계연합단체에서 실무자에 의한 횡령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연합단체의 실무자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2억 원 가량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단체 이사진은 이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고자 많은 노력을 했으나 결국 사법당국에 해당자를 고발했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이 연합단체의 이사진은 비상근직이었으며 평소 강도 높은 회계감사를 시행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실무 책임자가 장기간 재정 비리를 저지르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연합단체에 참여했던 여타 일반단체들은 기관의 각종 사역이 축소되거나 중단되는 등 이상 징후를 느꼈지만 시정을 촉구하고 바로잡기에는 한계를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연합단체의 불미스런 사건은 해당 기관 역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매우 특별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교계연합기관의 공통적인 문제인 개별단체나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해준다.

한국교계에는 교단대표들이 총대로 파송된 규모 있는 기관과 출판 문화 선교 전도 지역 등을 배경으로 하는 수많은 연합기관들이 있다. 연합기관들이 열악한 여건 가운데 사명감을 가지고 분투하여 한국교회를 대변하고 교회의 위상을 높이는 활동을 많이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연합기관이란 단어에 걸맞지 않게 철저한 감사나 견제가 이뤄지지 않기에 개인이나 일단의 그룹들이 장기간 주도하게 된다면 이를 견제하기가 쉽지 않다는 약점이 있다. 이번 연합기관의 재정비리 사건이나 지난해까지 시도됐던 연합기관 통합 문제나 현재도 각종 소송이나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연합기관의 현상 이면에는 이같은 연합기관의 그룹 이기주의가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교단은 교계연합단체 가운데 교단연합기관 혹은 교회에 대해 비판적인 단체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 이제는 문화 예술 방송 구제 등 다양한 직능단체들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교단적으로 참여할 곳은 참여하고, 한국교회를 위해 지원해야 할 곳이 있다면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 각 분야의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교단 안에서 역량을 뽐낼 수 있도록 참여의 문을 열어주므로 장기적으로 그들이 교계연합단체를 건전하게 이끌어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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