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나주 금성관은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다. 뜰아래 700살 먹은 쌍둥이 은행나무가 하늘도 땅도 예쁜 빛깔로 채색한다. 옛 나주목의 관사였던 금성관은 고을 한복판에 떡 버티고 서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뿜어내며, 예나 지금이나 ‘나주답사 1번지’로 꼽힌다. 주변에는 그 유명한 나주곰탕의 풍미를 제 각각의 비법으로 살려낸 맛집들까지 즐비하다.

나주답사 1번지로 꼽히는 옛 나주목의 관사였던 금성관.
나주답사 1번지로 꼽히는 옛 나주목의 관사였던 금성관.

허기를 어느 정도 달랬다면 나주의 또 다른 중심지인 남평읍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남평읍에는 1900년에 설립되어 격동의 20세기를 통째로 관통한 유서 깊은 교회가 있다. 주인공은 2021년 총회로부터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제36호로 지정받은 남평교회다.

교회당 입구에 ‘진리 보수와 전승’이라고 새겨놓은 비석은 이 교회가 어떤 긍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실제로 남평교회는 일제강점기 신사참배 강요를 거부하다 폐쇄되는 아픔도 겪었고, 이성권 엄두섭 김두섭 등 역대 담임목사들이 중심이 되어 조선신학교의 자유주의 신학에 맞서는 ‘51인 신앙동지회’를 결성한 역사도 간직하고 있다.

다시 남평을 출발해 영산강의 지류인 장성천 물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번에는 무안광주고속도로 나주IC 인근에서 삼도교회를 만난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2018년에 총회로부터 한국기독교역사적지 제13호로 지정 받은 바 있다.

1897년 설립됐다가 지금은 자취를 감춘 잉계교회의 맥을 잇는 교회들 중 하나로 손꼽히며, 행정구역상 광주광역시로 편입되며 광주 최초의 교회로 주목받기도 했다. 앞마당에 돌을 쌓아 세운 종탑이 인상적이며, 교회가 운영한 기독광명의숙 기념비와 순교기념비 등도 건립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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