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취재했던 두 곳이 기억에 남는다. 하나는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내수동교회 대학부 출신자들의 모임이었고, 또 하나는 남서울교회에서 열린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선교백서 출간 감사예배였다.

두 모임은 비슷한 것이 많았다. 대부분이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중년 이상이었고,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반가운 인사가 오갔다. 나누는 이야기들 역시 비슷했다. 눈빛이 살아있던 20대 대학생 시절과 공안의 감시를 피해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던 중국 땅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저마다 미소 지었다. 이제는 각자의 처소에서 교회를 섬기느라 연결고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비자발적 철수로 언제 중국에 다시 들어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두 모임 참석자들은 서로를 만났다는 것 하나로 기뻤다.

오랜만의 만남도 소중했지만, 그 만남을 더욱 빛나게 했던 것은 ‘다짐’이 있었다는 것이다. 내수동교회 대학부 출신자들은 자신들이 젊은 시절 외쳤던 구호를 다시 외쳤다. “오직 한 번뿐인 인생 속히 지나가리라. 오직 그리스도를 위한 일만이 영원하리라.” “우리는 땅끝까지, 이 세상 끝날까지 그리스도의 증인들이다.” 그들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았다.

선교백서 출간 감사예배에서는 지난 30년의 중국선교 역사를 영상으로 담아냈는데, 적잖은 이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자신이 그 선교 역사 현장에 있었던 것도 감격이었지만, 영상으로 다 표현 못하는 하나님의 선교 역사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감동은 다시 중국 선교를 향한 다짐으로 이어졌다.

교단 내에 많은 사모임들이 있다. 작게는 출신 교회 동창회 모임부터, 신대원 기수별 동창회, 크게는 지역노회협의회까지…. 한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로 친목을 도모하고, 교제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만남이 서로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사명을 되새기는 시간이 됐을 때 그 모임은 더욱 빛난다. 자칫 모임의 성격이 변질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연합이라는 명목 뒤로 정치적 목적 달성에 매몰되거나, 사익을 탐할 때 그 모임은 ‘당 짓는’ 일과 진배없다. 내가 속한 모임은 어떤지 한 번쯤 자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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