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규 장로(자인제일교회)

김상규 장로(자인제일교회)
김상규 장로(자인제일교회)

영적 지도자는 눈앞에 보이는 세상적 가치보다 하늘나라의 상급을 바라보는 성숙한 영적인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하나님이 108회기를 맞아 많은 이들을 총회의 지도자로 세우셨다. 수많은 지도자가 상비부와 특별위원회, 그리고 기관에서 일하므로 교단이 부흥하고 한국교회가 건강해질 것을 생각하면 감사하다. 교단의 여러 리더는 대개 오랫동안 교회와 노회, 지역사회를 섬기며 총회를 위한 봉사 경험도 많은 분들이어서 기대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약한 사람들이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므로 교단에 손해를 끼치는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다. 그런데 사실 그것은 지도자들이 바른 방향을 몰라서가 아니라 사적인 욕심에 이끌려 순간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지도자들이 유혹받기 쉬운 것은 혈연, 지연, 학연, 물질 등이 있다. 그러나 교단의 지도자이며 거룩한 공회를 섬기는 이들이라면 개인적인 이해관계는 내려놓고 오직 교단 발전을 위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SNS에서 감명 깊게 읽었던 글을 인용해 본다. 어떤 의사가 자신의 직업에 대해 긍지를 표현한 내용이었는데 대략 다음과 같다.

“전문직업을 가진 이는 첫째 판단의 전문성을 드러내야 한다. 이 직업의 판단은 다수결이나 비전문가의 판단이 아닌 오직 전문가 자신만의 지식과 경험에 의존해 판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깊은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둘째 판단의 독립성을 가져야 한다. 외부 압력으로 판단이 좌우될 수 없으며 본인의 양심이 유일한 기준이 된다. 이를 위해서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셋째 판단의 책임성이 필요하다. 어떤 근거나 사정이 있었더라도 판단의 결과에 대해 홀로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이 글을 쓴 의사는 “전문가는 직장에서 퇴근해도 심리적 넥타이를 풀 수 없다”면서 “이런 자리를 감당하기 위해 깊은 신앙심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이 의사가 지적한 전문직종의 사람에는 의사만이 아니라 판사나 성직자가 포함돼 있었다.

나는 총회에서 봉사하는 지도자들에게도 수준높은 판단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판단의 전문성, 독립성, 책임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요사이 총회의 인선이 좋은 지도자들을 선정하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또 앞으로도 해당 부서와 사역을 잘 이해하고 경험해본 양심적이고 능력 있는 이들이 배치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될 때 교단이 세상에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사회를 선도하게 될 것이다. 양심 있고 실력 있는 전문가 1500여 명이 매해 교단을 위해 힘써 봉사한다면 우리 교단은 한국교회 앞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교단 지도자들이 총회를 위해 일한다고 나섰다가 교단의 명예를 높이기는커녕 구설수에 올라 교단 발전을 저해하고 망신을 주는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3대째 신앙의 가정에서 자란 나는 가정에서 어릴 적 부모님에게서 들었던 말씀을 늘 생각한다. 첫째 정직하고, 둘째 부지런하고, 셋째 건강하면 먹고 살아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씀이다. 또 말 속에 무게, 즉 진실이 없다면 허풍쟁이라고 말이다.

오늘날 본질이나 사실관계보다 인간적 관계를 중시하는 시대가 우리를 병들게 하고 시스템보다 사적 손익계산을 우선시해 문제가 되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모든 병든 자를 치유하는 유일한 해법이다. 총회를 위해 중책을 맡은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하나님이 주신 소명이라고 믿으며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 교단의 미래가 여러분들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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