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데이터연구소의 ‘202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에 따르면 종교인은 37%, 무종교인은 63%이다. 1998년부터 계속된 연구에 따르면 종교인 비율이 무종교인보다 계속 앞서던 것이 일반이었다. 그런데 2017년부터 무종교인 비율이 앞지르기 시작했고 이후 격차가 더 벌어지다가 이제는 탈종교화에 이른 것이다. 종교인구의 변화가 기독교만 비껴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젊은 세대의 종교인구 감소가 장차 교회의 위기로 이어질 게 뻔하다.

이미 서구사회는 이성과 과학의 발달로 교회로부터 멀어졌다. 그런데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다르게 봐야 한다. 혼란스러운 가치관이 가져온 결과다. 

교회 가면 ‘복’ 받는다는 외침이 부흥을 일으킨 시대가 있었지만, 그것이 지금의 화를 부른 것이다. 그렇게 외쳤던 ‘복’은 비성경적이었으며, 자본주의의 천박한 가치관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믿음이 더 이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꿈을 이뤄주지 못한다는 확신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믿음에 걸었던 희망이 사라지니 더욱 빠르게 교회로부터 이탈한 것이다.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희망에서 멀어진 젊은이들에게는 더욱 교회는 기댈 언덕이 되지 못했다.

우리는 애초부터 성경적 가치관을 붙잡았어야 했다. 풍요와 소유에만 매달렸기에 경제성장 이후에 나타난 이상 징후는 예견된 것이었다. 이제 그런 성장을 기대할 수도 없고, 현실적 고민을 지금의 가치관으로 버텨내기에는 너무 벅차다. 따라서 교회는 더 이상 정신적 공허함을 채울 힘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에 더해 신뢰도가 추락한 교회를 등지는 세상을 어찌 말리겠는가? 선한 일을 많이 해도, 곳곳에서 터지는 일부 교회와 목회자의 일탈, 그 속에 감춰진 숨길 수 없는 세속적 가치관이 탈종교를 견인한 것이다. 천박한 자본에 이끌리는 교회가 상대적 박탈감에 허덕이는 이들에게 더 이상 매력적일 수 없는 것이다. 초라한 예배당에서는 천국을 기대하지 못하는 이 얄팍함으로 누굴 붙들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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