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선교는 하나님이 주신 숙제 
통일 위한 디아스포라 역할 연구
다음세대에 복음의 핵심 전수

베를린비전교회는 ‘한반도 통일과 다음세대 양육’이라는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통일비전트립에 참여한 사랑의교회 복음통일아카데미 수강생들이 베를린장벽을 붙들고 기도하고 있다.
베를린비전교회는 ‘한반도 통일과 다음세대 양육’이라는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통일비전트립에 참여한 사랑의교회 복음통일아카데미 수강생들이 베를린장벽을 붙들고 기도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34년 전, 총신신대원 3학년 재학 중일 때 김현배 목사는 선교학 과제를 받았다. 신대원 졸업 후 목회를 하거나 선교에 나설 때 기도할 국가를 선정해 에세이를 작성하라는 과제였다. 기도 대상으로 김 목사는 단 하나의 국가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바로 북한이었다.

북한과 맞닿은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에 거주하던 장인·장모와 아내 서광자 사모의 영향이 컸다. 김현배 목사는 여름휴가 때마다 고성 통일전망대에 올라 북한 주민의 영혼구원을 위해 기도했다. 장모님의 꿈은 사위 손잡고 북한 땅을 밟는 것이었다고 한다.

통일선교포럼을 마친 후 독일 통일의 상징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선 참석자들.
통일선교포럼을 마친 후 독일 통일의 상징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선 참석자들.

“나중에 목회하면서 북한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다짐하며, 에세이를 썼습니다. 에세이를 쓰면서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숙제가 북한선교라고 생각했어요.”

다만 김현배 목사는 숙제를 곧바로 하지 않고 미뤄놨다. 신대원 졸업 후 서광자 사모와 함께 영국 유학길에 올라 마틴 로이드 존스가 설립한 런던신학교에서 청교도신학과 부흥신학을 탐구했다. 런던신학교 졸업 후에도 웨일즈복음주의신학교에 입학해 신학공부를 이어갔다. 카디프에 머물 당시 한국 유학생들의 요청으로 한인교회를 개척했던 김현배 목사는 이때 디아스포라에 대한 비전이 피어났다고 말했다.

11년 전부터 베를린에 정착해 한반도 통일을 꿈꾸는 김현배 목사와 서광자 사모.
11년 전부터 베를린에 정착해 한반도 통일을 꿈꾸는 김현배 목사와 서광자 사모.

김현배 목사는 2000년대 들어 한국으로 돌아와 동인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지만, 영국에서 피어났던 디아스포라 비전을 저버릴 수 없었다. 다시 출국장으로 들어섰고, 이번에는 독일로 갔다. 함부르크 한인선교교회에서 담임 목회를 하며, 50~60명의 한인교회 목회자들과 함께 유로비전포럼을 만들었다.

유로비전포럼은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들의 목회, 교육, 선교, 사역 방안을 논의하는 장이었다. 가끔 현지 목회자들이 강사로 등단했는데, 김현배 목사에게 독일 침례교회 디트마 루츠 목사의 강연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루츠 목사는 독일교회가 무너진 이유에 대해 “다음세대에 복음을 전하는 일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루츠 목사의 주장대로 종교개혁의 발상지이자 개신교의 나라인 독일에서 현재 매주 교회에 출석하는 진짜 크리스천은 1~2%에 불과하다.

베를린비전교회에 모인 한국인과 독일인들이 한반도 통일을 위한 금식기도를 드리고 있다.
베를린비전교회에 모인 한국인과 독일인들이 한반도 통일을 위한 금식기도를 드리고 있다.

김현배 목사는 다음세대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로만 되풀이한 자신을 되돌아봤다. 그리고 자연스레 신대원 시절 하나님이 내준 숙제가 떠올랐다. 

“루츠 목사의 강연을 듣고 제가 과연 좋은 목회자인가 고민했죠. 아내에게 이런 고민을 얘기하자, 베를린으로 가서 교회를 개척하자고 하더라고요. 독일에서 청년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에서 하나님께서 내준 숙제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2013년 봄, 김현배 목사 부부는 베를린으로 이주했다. 그리곤 ‘다음세대, 통일한국, 유럽선교’라는 3대 비전을 내건 베를린비전교회를 설립했다. 베를린이 독일 통일의 상징적인 도시인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또한 다양한 인종이 모여 있고 크고 작은 수십 개의 대학이 있어 다음세대 사역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시다. 베를린에 거주하는 한인 유학생만 해도 2500명에 달했다.

지난 8월 베를린 통일세대선교포럼에 참석한 GMS 박재신 이사장과 선교사들의 모습.
지난 8월 베를린 통일세대선교포럼에 참석한 GMS 박재신 이사장과 선교사들의 모습.

다만 베를린은 향락의 도시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이 밤마다 흥청망청 놀기 바쁘다. 특히 동성애가 확산세에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더구나 독일은 종교개혁 500주년이던 2017년에 동성혼을 법적으로 인정했다. 이젠 동성애를 반대하는 발언만 해도 제재가 들어오기 일쑤다.

동성애로 혼탁해진 유럽을 목격한 김현배 목사는 한국교회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럽의 사례를 볼 때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어떻게든 막아야 합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아이들이 무너지고, 교회가 무너질 것입니다.”

베를린비전교회는 다음세대에게 바른 신앙을 심기 위해 노력한다. 김현배 목사와 서광자 사모는 청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와 십자가 복음의 핵심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아울러 주일예배를 드린 후 맛보는 통일비빔밥은 한식이 그리운 유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유럽부흥선교포럼에서 김현배 목사가 청년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유럽부흥선교포럼에서 김현배 목사가 청년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다음세대 사역과 더불어 교회 설립 후 김현배 목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통일세미나를 개최한 것이다. 이것이 전통이 돼 베를린비전교회는 해마다 ‘독일통일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독일 통일의 증인들은 물론 김병로 교수와 허문영 박사 등 국내 통일전문가들도 참여한다.

독일통일세미나의 중점 과제는 독일 통일을 바탕으로 한반도 통일의 길을 찾는 것이다. 특히 한반도 통일을 위한 유럽 한인 디아스포라교회의 역할을 심도 있게 연구한다. 통일을 위한 4개 그룹 기도사역, 다국적 엔지오를 통한 북한 주민 구제 사역, 탈북민 여성 지원 사역, 기독교인이 각자가 전공을 살려 통일에 기여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매우 구체적으로 한반도 통일을 그리고 있다.

김현배 목사는 무엇보다 한반도 통일을 위한 기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람, 북한 사람, 한인 디아스포라,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이 합심해서 기도하면 하나님의 때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자들은 한반도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만,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게 없습니다. 모든 주권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독일 통일은 기도의 역사입니다. 한국 사람, 북한 사람, 한인 디아스포라,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이 함께 기도한다면 하나님께서 통일의 물꼬를 열어주실 것입니다.”

최근 베를린비전교회는 쥬빌리통일기도회 모임을 발족했다. 지난 8월 14~16일에는 박재신 이사장을 비롯한 GMS 선교사들이 모여 제4회 베를린 통일세대선교포럼을 가졌다. 또한 국내의 많은 교회와 대안학교들이 김현배 목사를 통해 통일비전트립을 진행하고 있다. 통일 독일의 수도에서 김현배 목사와 서광자 사모는 한반도 통일을 꿈꾸며 쉴 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나님께서 숙제를 내주면 제일 먼저 해야 하는데, 저는 신대원 졸업 후 22년간 다른 일을 했습니다. 11년 전, 베를린에 정착한 것도 숙제를 시작하라는 하나님의 인도하심 같습니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통일한국을 꿈꾸기에 기쁩니다. 부디 한국교회가 분단에 만족하지 말고 통일을 사모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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