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자적 반 시대성〉(오스 기니스  저·김형원 역·이레서원)

오스 기니스(Os Guinness)는 현존하는 최고의 기독교 사상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현대를 사는 기독교인들이 직면한 어려움에 대해 정확한 성경적 분석과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현대의 시간 문화가 지닌 횡포에 대해 지적하며, 교회와 성도가 시대적 적합성을 추구하다 신앙의 본질인 신실성을 상실할 수 있다는 위험을 경고한다.

시계의 발명은 사람들로 정확성을 누리게 했지만 동시에 시간의 압박 가운데 살게 했다. 시간의 독재 아래 사는 인간은 현재 존재하는 것이 과거의 것보다 좋고, 미래에 주어질 것이 현재 것보다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인류 역사의 과거 어느 시점에 기반을 둔 복음은 설 자리를 잃게 됐고, 교회는 위기의식을 느끼며 시대적 적합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다 보니 교회는 복음의 적합성과 신실성, 둘 다를 잃게 되었다. 역설적으로 교회는 영원한 가치를 지닌 신실한 복음으로 시대 정신의 거센 물결에 저항할 때 적합성도 확보할 수 있다.

저자는 교회와 성도가 세상 속에서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세상의 가치에 동화되지 않고 진리의 복음으로 세상을 변혁하기 위해 힘쓰는 삶. 그럴 때 시간이 지배하는 세상에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원리가 침투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성도의 하루하루는 시간과 영원의 교차를 통해 하나님의 통치를 드러내는 귀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이풍인 목사(개포동교회,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
이풍인 목사(개포동교회,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

“시간을 초월한 초자연적인 것을 계속해서 접촉하는 것만이 우리를 진정으로 시대에 적합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171쪽)

오스 기니스의 책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독자는 그의 학문적 넓이와 깊이에 찬사를 보내게 된다. 이 책 또한 시간과 영원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신학생, 목회자뿐 아니라 일반 성도들에게도 이 책을 강추한다. 특히 “기독교 서적 거기서 거기지. 뭐 별것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손에 이 책을 꼭 들려주자. 분명 그에게 변화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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