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안성은·더베스트)

아버지에 이어 광고 기획사에서 경력을 쌓은 나의 옛 제자가 쓴 책이다. 단순히 비즈니스, 경제 차원을 넘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의 요점은 “팔리는 브랜드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 저자는 초일류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를 알기 쉽게 분석해 놓았다.

사업가는 소비자에게 물건을 팔고 정치인은 국민에게 비전과 정책을 판다. 이들은 어떻게 해야 자신의 것을 대상들에게 잘 전달하고 팔 것인가를 고심한다.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안성은)는 비즈니스 세계를 넘어 일반 대중의 소비심리와 눈높이를 이해하는 관점의 변화를 제시한다. 재화의 공급이 넘쳐나는 ‘포화시대’에 사람들은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산다. 세상에 가방은 얼마든지 많다. 그러나 사람들은 좋은 브랜드의 가방을 얻고자 한다. 브랜드가 주는 신뢰성을 소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브랜드란 무엇이며 브랜드가 지닌 신뢰성은 또 무엇일까.

“초일류 브랜드는 언제나 사명을 우선시했다. 제품을 팔고 돈을 버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그런데도 오히려 더 많은 제품이 팔려나갔다. 역설이었다.”(19쪽)

김주희 목사(신봉교회)
김주희 목사(신봉교회)

우리는 교회 밖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달해야 하는 존재들이다. 목회자와 교회가 세상에 좋은 브랜드와 신뢰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유현준)란 책을 보면, 기독교 불교 천주교 중 가장 지역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 교회라고 분석한다. 사찰도, 성당도 누구나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3종의 종교 중 전도는 기독교가 제일 많이 한다고 꼬집었다. ‘찾아가기에 교회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것이 세상 사람들의 일반적인 시선이다. 이단들을 보노라면 소위 포교 활동이란 것을 할 때 최첨단으로 기발한 방법을 쓴다. 이것이 세상 사람들에게 소위 ‘먹힌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는 너무 옛 시대, 구버전의 브랜드만 고집하는 것이 아닌가. ‘참 진리’라는 보석을 가진 우리가 복음이라는 보석을 새롭게 브랜드화시켜야 한다.

책을 읽으며 다짐했다. 지역 사회에 파고드는 사역에 보다 열심을 내자는 결심. “여기 여러분과 함께 가려는 교회가 있습니다!” 나 역시 판에 박혀 있던 신학도였고 목회자일지 모른다. 신학생과 목회를 시작하는 사역자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나 자신을 포함해 복음을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로 세상에 전달하는 목회자가 많아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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