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의대 증원’ 논란이 일어나자 공대 교수들이 반발한단다. 의사들의 반발은 예상하는 것이지만 공대라니? 이유가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의대 쏠림 현상이 유난히 심하다. 그래서 최고의 대학이라는 서울대에서도 매년 자퇴생이 증가하고 있다. 국회 자료에 의하면 서울대 자퇴생은 2019년 193명에서 2022년 328명으로 67% 가까이 증가했다. 특이한 것은 이 기간에 의치대에선 자퇴생이 없었다는 것이다. 공대 328명, 농업생명과학대 277명, 자연과학대는 152명이 학교를 떠났는데, 추적하지는 못했어도 대부분 재수를 통해서 의대에 진학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니 공대에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또 이런 통계도 있다. 2021학년도부터 현재까지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비율이 높다. 이들 대부분 의대가 아닌 다른 학과에 합격한 학생들이다. 그들이 서울대 대신 다른 대학 의대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매우 걱정스러운 실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현상은 산업 불균형뿐 아니라, 국가 성장을 위한 균형 있는 인재 양성에 차질을 빚게 한다.

결국 직업관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보다 돈이 되고 세상에서 큰소리칠 수 있는 일을 원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재력가 집안에서 결혼 상대로 의사를 비롯한 고소득 전문직을 선호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이런 직업관의 천박함을 어찌해야 할까? 예수 믿는 사람은 좀 다르다 할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교회 내에서도 목회자가 의대 진학에 성공한 학생들에게 마치 큰 복 받은 양 인정하는 모습이 공공연하니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각자에게 적절한 재능을 주셨다. ‘교육’이란 바로 그 재능을 찾아내고 펼치도록 돕는 것이다. 라틴어 어원을 살펴보면 ‘교육’이라는 영어 단어는 ‘속에 있는 것을 밖으로 끄집어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런데 우리는 속에 없는 것을 억지로라도 집어넣는 것 같다. 그러니 돈은 벌지만 행복하지 않거나, 결국 적성에 맞지 않아 직장을 뛰쳐나가기도 한다. 언제쯤 우리는 이 천박한 가치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교회라도 이것을 바로잡아야 할 텐데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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