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시안게임 직후 600명 송환
정치범 수용소 갇혀 고문과 처형 등 
한국교회 기도와 우려 목소리 내야

중국정부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직후인 10월 9일 북중 국경지역 변방대 등지에 수감되어 있던 탈북민 600여 명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대북인권단체 북한정의연대(대표:정베드로)는 10월 11일 보도 자료를 통해 이같은 소식을 알리고 “이들이 송환되면 고문과 감금이 시작되고 기독교 등 외국 문화와 사상에 접촉한 사람은 비밀처형이나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질 것이 예상된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정의연대 정베드로 대표는 “특히 이번에 강제 송환된 탈북민의 다수는 여성으로 알려졌다”면서 “이 여성들은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중국으로 넘어왔다가 인신매매단에 팔려 중국 현지인과 결혼해 출산을 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또 아동과 노약자들도 적지 않은데 겨울을 앞둔 시기에 북송돼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될 경우 더욱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 선교 전문가들은 강제북송이 지난 8월부터 중국과 북한 사이에서 논의가 된 가운데 치밀하게 계획됐으며 이번 600여 명 외에 석 달간 많게는 2600여 명까지 북송됐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UN고문방지협약 등에 가입해 있으며, 고문방지협약 제3조는 ‘강제송환금지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난민으로 인정하기는커녕 경제적 이유로 법을 어긴 불법월경자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도 김정은 정권 등장 이후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등을 속속 만들어 북한 주민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강제 송환된 이들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예상된다.

통일소망선교회 대표 이빌립 목사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면서 “그동안의 선례로 볼 때 강제 북송된 동포들은 정치범으로 몰려 평생 강제노동과 고문에 시달리거나 처형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빌립 목사는 “정말 기적이 아니면 그들은 다시 자유의 몸이 될 수 없다”면서 “한국교회는 이번 강제 송환된 이들을 강도만난 이웃으로 생각하고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있기를 금식하며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독교 및 시민 단체들은 강제 북송된 탈북민에 대한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탈북민강제북송반대범국민연합이 13일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사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발언자로 나선 지성호 국회의원이 울먹이고 있다.
탈북민강제북송반대범국민연합이 13일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사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발언자로 나선 지성호 국회의원이 울먹이고 있다.

2600명탈북민강제북송반대범국민연합은 10월 13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강제 북송 사태의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중국 당국에 촉구했다. 국민연합은 성명서에서 “중국 정부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나자마자 세계 최악의 인권유린 국가인 북한으로 600명 대규모 강제 북송을 야밤을 이용해 전격적으로 강행했다”면서 “중국이 가입한 UN 고문방지협약의 3조는 ‘강제송환금지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UN 협약을 위반하고 여태껏 중국 내에서 붙잡힌 탈북난민들을 고문과 죽음이 기다리는 북한으로 강제 북송을 해왔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전 세계 시민 앞에서 사과하라 △안보리 상임이사국 사퇴하라 △UN 인권이사국 사퇴하라 등을 요구했다. 

규탄집회에선 지성호 국회의원(국민의힘), 박정호 목사(탈북민자유연대), 김정애 목사(강제북송진상규명국민운동본부), 김태훈 변호사(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이용희 대표(에스더기도운동)가 발언했다.

박정호 목사(탈북민자유연대)는 “중국정부가 강제로 북송한 탈북민들은 북한에서 굶주림을 피하고자 나온 난민들이자, 괴로움과 공포 속에서 살다 자유를 찾기 위해 대한민국에 오려다 체포된 불쌍한 생명들이다”면서 “국제 자유의 여론을 무시하고 탈북민들을 강제 북송시키는 중국정부의 반인륜적 범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지성호 국회의원은 “제가 탈북자였기 때문에 북송된 탈북자들의 상황과 북한 정권을 너무나도 잘 안다”면서 “탈북자들이 원하고 기도했던, 자유로운 대한민국 땅에서 살고 싶었던 염원을 이뤄주지 못해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목소리를 내야하고 국제사회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