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망 키워드 발표…교회 변혁 요청
‘분초사회’…“시간을 분초로 쪼개쓴다”
‘교회리빌딩’…“성도 입장서 다시 시작”
‘브랜드교회’…“유일한 복음 선사해야”

해마다 10월이면 다음해 전망 서적이 선을 보인다. 발행될 때마다 베스트셀러 자리를 놓치지 않는 <트렌드코리아 2024>(김난도/미래의창)의 성공을 뒤따라 교계에서도 지난해부터 목회데이터연구소(소장:지용근)와 목회트렌드연구소(소장:이경석)가 <한국교회 트렌드>(지용근 외/규장)와 <목회트렌드>(김도인 외/글과길)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

<트렌드코리아 2024>는 내년 전망을 10가지 키워드로 소개했다. 첫 번째가 ‘분초사회’였다. 현대인들은 시간을 분초 단위로 쪼개 사용한다는 의미다. “8시 59분 59초는 9시가 아니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들, 특히 젊은층은 시간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획된 일정을 희생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특징이기도 하고, 평생 걸려도 볼 수 없고 갈 수 없는 볼거리와 경험할 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미래를 걱정해 결혼을 포기할 정도지만 불안할수록 자기 앞에 놓인 좋은 것들을 분초를 쪼개가며 빨리 누리겠다는 현대인들은 정작 ‘나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잊고 산다.

<한국교회 트렌드 2024>는 한국교회 전망을 10가지 키워드로 소개했다. 첫 번째는 ‘교회 리빌딩’이다. ‘리빌딩’은 ‘재건하다’, 또는 ‘파괴된 것을 다시 세우다’라는 의미가 있다. 교회개혁이란 말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리빌딩이란 단어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긴다. 넘쳐나는 즐길 것과 영상을 켜기만 하면 언제든 들을 수 있는 유명 목회자들의 설교와 각종 신앙콘텐츠에 둘러싸인 성도들의 관심을 돌리려면 교회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다. 미디어 활용 시스템을 탄탄히 구축해 신앙 콘텐츠를 제공하고, 소그룹사역을 통해 몸으로 체험하는 신앙을 각인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목회트렌드 2024>는 내년 교회의 과제를 4가지로 정했다. 첫 번째는 ‘브랜드 교회’다. <한국교회 트렌드>와 지향점은 크게 다를 바 없으나 <목회트렌드>는 목회자들의 문제의식에 더욱 집중한다. 출발을 사회분석과 성도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시작하지 말고 목회자의 목회정체성 회복과 교회론 정립부터 다시 하자는 제안이다. 목회자가 사역에서 차별성을 띠어야 하고 목양하는 교회 역시 교회를 주목하게 하는 희소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는 앞으로 세상이 줄 수 있는 것보다 더 재미있고 자극적인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교회를 염려하는 트렌드 서적들은 메시지와 사역을 성도들의 눈높이와 상황에 맞춰 조정하고, 유일하고 특별한 복음을 주는 일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면 승산이 있다고 일깨워주고 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