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에 보여주신 큰 사랑 감사”
가난한 어린시절, 찬양은 나의 위로
실용음악·클래식작곡 전공…깊이 더해

‘은혜’의 작곡가 손경민 목사가 자신의 작곡에 보여준 사랑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겸손히 찬양사역에 헌신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은혜’의 작곡가 손경민 목사가 자신의 작곡에 보여준 사랑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겸손히 찬양사역에 헌신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온 세대 믿음으로 묶는 찬양 만들고 싶습니다"

“모든 것이 은혜 은혜 은혜
한없는 은혜
내 삶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었던 것을
모든 것이 은혜 은혜였소”

최근 수년 동안 국내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찬양 한 곡을 고르라면 손경민 목사의 <은혜>일 것이다.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쉽고도 친근한 멜로디에, 불안하고 각박한 삶 속에서도 지금까지 베풀어주셨던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게 하는 가사는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한국침례신학대학교(이하 침신대) 겸임교수로 사역 중인 작곡가 손경민 목사(은광침례교회 협동)를 대전 침신대 교정에서 만나 ‘은혜’라는 찬양을 만들게 된 계기를 물어봤다.

“‘은혜’는 저의 신앙고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 나이 마흔이 되던 2020년 목사안수를 앞두고 과연 목회자로서 새로운 길을 잘 걸어갈 수 있을지를 하나님께 거듭 물었습니다.”

손 목사는 기도 중에 지금까지의 삶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새삼 깨닫고 앞으로의 길도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걸어간다면 귀하게 쓰임을 받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은혜’는 마침 발발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불확실한 미래를 염려하게 된 수많은 성도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유튜브 영상 조회 수가 수천만회를 상회하면서 손 목사의 찬양은 널리 알려졌고 그가 만든 다른 찬양들도 주목받게 됐다.

“‘은혜’라는 찬양을 듣는 분들이 예수님만 바라보고 은혜 안에 머물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은혜라는 바다 안에 사는 물고기와 같습니다. 어려움을 만나고 오해를 받고 실패를 겪더라도 은혜 안에 있음을 기억하고 낙심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손경민 목사의 음악가로서의 길은 어릴 적 교회 안에서 시작됐다. 모태신앙인 그는 교회에서 예배하고 찬양하기를 즐겨하는 소년이었다. 손 목사는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신문 등 각종 배달과 구두닦이 등 하지 않은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로 고된 삶을 살았다. 그러나 일과가 끝나 지친 몸을 이끌고 예배당으로 나와 드럼을 치면 한순간에 피곤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손 목사의 음악적 재능은 ‘아이빅밴드’라는 찬양팀에 속해 활동하면서 더욱 성장했다. 20대에 대학을 실용음악과로 진학하면서 전문성을 갖게 됐다. 애초 드럼을 전공했으나 작곡에 재능을 보여 곡을 쓰기 시작했고, 30대 들어 목원대 음대 클래식 작곡과에서 정식으로 공부하면서 연주자에서 작곡가로 사역의 중심축을 이동하게 됐다. 이때부터 많은 곡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는 그리스도인의 가정을 주제로 한 찬양과 주일학교 교육용 찬양도 적지 않지만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못한 곡들이 대부분이었다.

한편 찬양 사역을 계속하면서 실용음악 학원 강의를 하거나 일반음악 제작과 기획도 병행했다. <미스트롯>이나 <너목보>라는 인기 음악프로그램 편곡 작업에 참여했을 정도로 일반음악계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손 목사의 첫 번째 음반은 2020년에 발매된 <모이는 예배 흩어지는 예배>였다. 또 같은 해 <은혜>가 선을 보이면서 작곡가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했다. 손 목사는 “목사 안수를 받았던 2020년부터 2021년까지 특별히 여러 곡들을 연속적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손 목사는 곡을 오랫동안 다듬는 편이다. 가이드 녹음을 해놓고 오랜 시간 들어보고 가사도 거듭 읽어보며 수정한다. 처음에는 은혜가 넘쳐 열정적으로 작곡했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곡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져 곡조와 가사에 음악적으로나 신학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편이다.

손 목사는 찬양을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모든 순간 찬양이 입술에 흐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찬양을 듣고 드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라”면서 “입술에 찬양이 끊이지 않는다면 일상에서 하나님이 일하시고 힘주시고 용기 주시는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찬양사역자들에게는 “찬양은 하나님을 아는 사람이 하나님을 자랑하고 기쁘시게 해 드리는 행위”라면서 “말씀 묵상과 연구에 힘써 영적으로 피폐해짐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명 작곡가가 되어 사역이 바빠졌지만 손 목사는 대전 침신대 목회음악전공과정 겸임교수로 예배 인도와 기획 등을 강의하고 있다. 주중에는 백석대학교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면서 자신을 연마하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

“온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찬양을 만들어 한국교회에 주신 소중한 신앙이 대를 이어 전수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절기 때 사용할 수 있는 절기 찬양과 성경을 암송하는 데 도움이 되는 찬양도 작곡하고 싶습니다. 또한 작곡한 곡을 통해 제가 드러나지 않고 하나님만 높임 받으시기를 원합니다.”

손 목사는 최근 강의와 학업을 위해 대전과 서울을 오가면서 조만간 발표할 곡을 오랫동안 반복해서 듣고 있다. (가제)‘복음 위해 살리라’는 이 곡에는 앞으로 손 목사가 걸어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복음을 위해 내 삶을 드리고
복음을 위해 내 생명 드리고
나는 잊혀져도 후회 없이
복음 위해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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