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시인, 엑스플로74 주제가 작사
대회장 김준곤 목사 요청으로 작시

'거칠고 허무한 땅 이 삼천리에
복음의 푸른나무 가득히 심어
겨레의 가슴마다 새 바람이는  
예수의 계절이 임하게 하자'

복음과 민족을 향한 뜨거운 열정이 돋보이는 명문이다. 한국교회 폭발적 부흥의 도화선이 됐던 엑스플로74대회 주제가임을 직감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최근 이 주제가의 작사자가 밝혀졌다.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시 <가을의 기도>를 쓴 김현승 시인이다.

김현승 시인은 광주양림교회를 담임했던 김창국 목사의 아들이다. 신실한 기독교인이었던 김현승 시인이 엑스플로74대회 주제가를 작사한 것은 한국 교회사와 문학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시절의 김현승 시인.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시절의 김현승 시인.

김현승 시인이 엑스플로74대회 주제가를 작사한 것은 대회장이었던 김준곤 목사(1925∼2009)와의 친분 관계 때문이었다. 장로회신학교 제1회 졸업생인 김준곤 목사는 1954년 조선대 문학과에 편입해 당시 교수였던 김현승 시인에게 시를 배웠다. 김현승 시인은 1960년 모교인 숭실대로 옮겨 교수 생활을 이어가며 창작 활동을 계속했다. 김준곤 목사는 1958년 한국대학생선교회(CCC)를 창설하고 서울로 상경해 김현승 시인과 교분을 이어갔다. 그리고 엑스플로74대회를 기획하고 주도하면서 김현승 시인에게 대회 주제가 작사를 요청한 것이다.
엑스플로74대회는 1974년 8월 13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한국교회 역사상 최대의 민족복음화 집회였다. 한국교회 성도 32만3419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에 전도훈련을 받고 오후에 전도를 실천했다. 밤에 다시 모여 기도회를 가졌다. 김현승 시인이 작사한 주제가는 당시 100만부를 찍어낸 ‘엑스플로74 전도요원 훈련교재’에 수록돼, 대회에 참석한 32만3419명의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널리 불려졌다.

김현승 시인이 엑스플로74대회 주제가를 작사했다는 사실은 김철영 목사(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가 발굴해 냈다. 김 목사는 “주제가는 엑스플로74대회의 주제와 목적을 담아낸 노랫말 가사로, 시적 완성도와 미학적인 면을 떠나 시인의 바람이자 한국교회 모두의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 목사는 이어 “내년은 엑스플로74대회 50주년이다. 김현승 시인이 쓴 ‘성령의 계절이 오고 있다’는 가사를 ‘성령의 계절이 오게 하자’는 간절한 염원으로 실천해가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현승 시인이 작사한 엑스플로74대회 주제가.

1. 거칠고 허무한 땅 이 삼천리에 복음의 푸른나무 / 가득히 심어 겨레의 가슴마다 새 바람이는 / 예수의 계절이 임하게 하자

2. 은총의 칠십년대 이 나라에서 절망과 한숨의 / 안개 헤치고 어둠과 주검을 내어 쫓으며 / 저 넓은 온 세계로 퍼져가는 빛

3. 성령이 폭발하는 새 역사의 빛 지상의 암흑과 / 공포를 넘어 밝힌다 오직 한 길 우리의 갈 길 / 주 예수 밟고 가신 그 발에 닿은

(후렴) 성령의 계절이 오고 있다 / 겨레의 가슴마다 핏줄마다 구원의 새소망 / 싹이 트는 성령의 계절이 오고 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