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덕 목사(일산교회)

윤상덕 목사(일산교회)
윤상덕 목사(일산교회)

교회는 하나일까, 여럿일까? 코로나 이후, 가슴 아프게도 일만여 개의 교회가 사라졌다 해도, 대한민국에는 여전히 오만여 개의 교회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교회를 피로 값 주고 사실 때 주님께서는 여러 개의 교회를 따로 사셨을까, 하나로 사셨을까? 교회가 생길 때마다 피로 값 주고 사셨다면, 교회가 사라질 때 주님은 무엇을 하신 걸까?

지난 7월 1일 서울시의회 광장에서는 반성경적인 퀴어축제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막기 위해 ‘통합국민대회 거룩한 방파제’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교회들이 모였다. 많이 모였지만, 적게 모였다. 여러 교회들이 모였지만, 모든 교회가 하나로 모이지는 않았다. 위원장 교회였던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 성도들은 새벽기도를 마치고 대형버스 열한 대에 나누어 타고 대전에서부터 올라왔다.

아무리 연합행사가 힘들다지만, 힘들어 못할 게 따로 있고, 힘들어도 해야 할 게 따로 있다. 모두가 모일 수 없고 모든 일에 모일 수 없지만, 적어도 진리를 선포하는 일 진리를 후대에 전하는 일을 위해서라면 한마음으로 모여야 한다.

2018년 4월 15일 일산교회 담임으로 부임하고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우리 지역에 신천지 예배당이 들어선다는 것을 신문을 통해 읽었다. 정확히는 한 개인이 큰 창고를 매입한 후 신천지 예배당으로 용도변경 신청을 한 것이다.

새로남교회 부교역자로 배웠던 8년의 기간 동안 노회와 지역교회들, 지역교회연합회와는 충실히 연합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많이 받았었다. 그 가르침을 따라, 나 스스로 수소문해서 일산기독교연합회를 찾았고, 함께 신천지를 막았다.

공개경쟁을 통해 부임한 지 한 달도 채 안 되는 목사가 성도들 수십 명을 고양시청으로, 여의도로 여러 차례 내몰아 시위하게 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도 스승께 배운 것이 있고 막아내야 할 명분이 있으니, 연합하지 않을 이유도, 나서지 않을 이유도 없다.

신천지와 싸우는 중 연합회에서 들은 말이다. 지역의 대형교회의 참여가 아쉽다는 것. 주지하는 바와 같이, 일산에는 큰 교회들이 오밀조밀 많이도 모여 있다. ‘이유가 있나 보다’ 생각하며 나와 우리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고, 은혜로우신 하나님은 신천지 세력을 막아주셨다. 그리고 나는 그때 총무로 애써주신 목사님을 초청해 식사를 대접했고, 사모님 몫으로도 포장해드렸다. 얼마나 고마워하시던지, 그 모습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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