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기획력과 추진력으로 한 회기 동안 종횡 무진했던 권순웅 총회장이 제108회 총회개회와 함께 차기 총회장에게 바통을 넘길 예정이다. 올해 총회는 제107 회기 시작부터 막바지에 이르기까지 교단발전과 부흥을 위한 수많은 사역들을 쉼 없이 전개했다. 퇴임을 앞둔 권순웅 총회장에게 한 회기를 회고하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제107회기는 샬롬부흥운동의 한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샬롬부흥운동의 의미와 성과를 평가해 달라.

=코로나19 전후로 한국교회 교세가 급감했고 우리 교단도 제103회기부터 5년째 교인수가 계속 줄었다. 특히 105회기에 17만여 명, 106회기에도 9만여 명이 마이너스였다. 나는 이 수치에 큰 충격을 받고 더 이상 후퇴하는 교단이 되지 않게 하겠다고 결심했다. 온 교단이 부흥을 갈망하고 전도에 힘쓰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에 샬롬부흥운동의 기치를 들었다. 그 결과 이번 회기 교단은 오랜 정체를 극복하고 성도수 5만9151명(2.6%)이 증가하는 놀라운 결과를 얻게 됐다.

▲교세가 플러스 2.6%를 기록한 것은 대단하다.

=하나님이 하셨다. 또 교단의 모든 목사, 장로, 성도들이 함께했다. 샬롬부흥운동을 통해 5만9000여 명의 새가족이 탄생한 것이다. 이 숫자는 수평이동이 아니라 전국교회가 전도하고 양육에 힘쓴 결과여서 값지다. 샬롬부흥운동을 통해 4500여 명이 전도훈련을 받았고 전국교회에 셀이 구축됐다. 전도 네트워크가 전국에 세워진 것이기에 샬롬부흥운동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열매를 맺을 것이다.

더욱이 회기 중 미국, 브라질, 이집트를 방문해 세계 교회에 샬롬부흥운동의 성과를 알리고 ‘샬롬부흥 7-UP세미나’를 전수한 것도 보람으로 생각한다.

▲제107회기 들어 제주선교센터 건립 사업을 재개하시고 최근 착공예배를 드렸다. 제주센터 건립 사업의 의미와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기대는 무엇인가?

=제주도에 선교센터를 지어 제주노회의 부흥을 꾀하고 제주도를 전략적 선교 요충지로 삼기 위해 제주선교센터 건립을 추진했다. 제주도를 지킨 교단의 선배들이 확보한 부지에 선교센터를 지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이 일어나 구제헌금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제주센터 건립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전국교회가 제주선교센터 건립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짧은 기간 동안 8억9000여 만원을 헌금해 주셨다. 지난 8월 착공예배를 드렸으니 조만간 1차로 3층 짜리 선교센터가 세워질 것이고 향후 2~3년에 걸쳐 2차로 30여 채 규모의 숙소동도 건축될 것이라고 믿는다.

우선 추진될 제주선교센터 건립은 총회세계선교회(GMS)가 선교사 숙소와 선교훈련원으로 사용될 1개 층을 지원할 것이고, 유지재단 소속 제주노회의 한 교회를 매각하면 비용이 마련될 것이다. 현재 제주노회 소속 교회는 건축회사 두 군데서 매입하고 건축에 참여하겠다는 제의를 하고 있다. 제107회기에 재정의 일부를 마련하고 첫 삽을 떴으니 제108회기에 잘 마무리해주기를 바란다. 제주센터 건립을 위해 후원해 주신 모든 교회와 특히 거액을 쾌척하신 새로남교회, 서대문교회, 퀸즈장로교회, 사랑스러운교회, 하남교회 등에게 감사드린다.

▲다음세대 부흥과 저출산 대책에서도 성과가 컸다.

=다음세대 회복과 전도를 위해 다음세대목회운동본부를 구성해서 활발히 활동했다. 스말로그교사대학, 저출산 극복을 위한 개혁주의 신학포럼, 청소년 개혁주의 세계관 스피치대회, 유소년 풋살대회 등의 다양한 사역을 펼쳤다. 청소년 스피치대회는 기독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신앙관을 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며, 풋살대회는 결선을 1박2일로 치러 새로운 청소년들을 교회로 이끌 수 있었다.

▲교단의 연합사업에 대해 제언을 부탁한다.

=연합운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교단은 총회장이 해마다 바뀌지만 대부분의 교단이나 단체들은 소수가 수년 또는 수십 년 동안 연합기관에서 역할을 하기에 그 노하우가 대단하다. 또 우리 교단은 한국교회의 유익과 대사회 문제를 위해 연합운동에 몸을 담을 수 밖에 없으나 신학적 순수성을 지켜야 하기에 운동과 신학의 균형을 잡는 지혜와 주의가 항상 요청된다. 이런 긴장관계를 극복하면서 연합사역에 앞장서려면 우선 신학이 같은 교단, 즉 예장고신 예장합신 예장대신 교단과 관계를 긴밀히 가져야 한다. 그래서 이번 회기 들어 나는 이 교단들과의 모임을 정례화했다.

▲노회 분쟁이나 분립 처리 과정에서 느끼셨던 바는 무엇인가?

=사실 노회 분쟁 해결이 가장 어려웠다. 총회 임원회에 올라온 사안들은 현장에서 이해가 충돌했던 문제들이었기에 지혜가 매우 필요했다. 당사자들이 주일날 교회에 와서 시위를 하기도 해 지역복음화가 막힐까봐 걱정했다. 감사하게도 우리 교회 성도들은 이런 일이 총회장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이라고 이해하고 오히려 전도에 더욱 열심을 내는 기회로 승화시켰다. 카페를 개방해서 지역민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제공했으며 더 기도하고 거리찬양에 나섰다. 교회 분쟁은 협박과 압력이 아니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되어야 한다.

▲정책총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교단 안에 정책전문가가 들어와 활동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통찰력을 가지고 한국교회와 교단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을 갖춘 이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총회회관 리모델링을 해내셨다.

=발상의 전환이 중요하다. 리모델링을 통해 1층의 활용도를 높였다. 총회회관 1층을 만남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카페는 외부에서 바로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거리 쪽에 설치했다. 총회역사관도 총회회관에 들어와 둘러보면서 교단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회의 공간과 총회 유관 기관 사무실을 두었으며 시각적으로도 들어오고 싶도록 설계했다.

▲재난구호에 더욱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 교단은 재난구호 헌금 모금이 다소 늦는 것 같지만 적재적소에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러 교단이나 기관들은 재난 구호금을 모금해도 국제적인 네트워크가 적어 전달에 애를 먹는다. 그러나 우리 교단은 교단 소속 선교사가 전 세계에 나가있고 누구보다 현지 사정을 정확히 알고 있다. 또 현장에 들어가 직접 구호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기반과 신뢰를 쌓았다. 이번 튀르키예-시리아 참사 때 총회세계선교회 선교사들은 헌금과 구호품을 꼭 필요한 곳에 전달했고 향후 구제와 선교를 위한 문화센터도 세우기로 했다.

▲연기금 의무가입에 대해 불만을 갖는 분들이 있다.

=연기금이 없는 교단은 교단의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해외 모든 교단은 연기금 가입이 의무적이다. 이는 의료보험과 같다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 교단은 과거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기에 연기금 가입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다. 연금가입은 교회가 담임 목회자 은퇴 준비 부담을 더는 길이다. 기금이 확보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연금 운영도 어려워진다. 이번 회기 연기금 의무가입을 결의하고 나서 교단의 기금이 두 배 늘어났다. 교단을 위해 특별히 장로님들의 이해를 부탁드린다.

▲퇴임 후 하고 싶으신 일은 무엇인가?

=당연직 선관위원장이 될 텐데 이 일을 잘 감당하고 싶다. 교단연합운동에도 총회장 출신이기에 할 일이 있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시무하는 교회를 세우고 해외 교회를 돕는 일에도 역할을 하겠다. 우리 교단이 너무 지엽적인 문제에 붙들려 멈춰 있지 말고 선한 영향력을 증대하고 교회의 부흥을 이루기 위해 힘차게 나아가기를 바란다. 다시금 총대 여러분과 전국의 모든 노회와 교회, 그리고 평서노회 노회원들과 주다산교회 성도님들께 감사드린다. 샬롬부흥!

정리=노충헌 국장 mission@kidok.com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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