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무렵이면 여름 내내 찜통더위에 시달리던 대구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한다. 팔공산 등산길이나 동성로 번화가가 북적이고, 따로국밥 뭉티기 찜갈비 납작만두 야끼우동 같은 먹을거리를 찾는 식객들도 늘어난다.

영남권 복음의 중심지이기도 한 대구에는 기독교명소들이 적지 않다. 특히 청라언덕을 중심으로 한 기독교근대문화골목 투어는 사시사철 각광을 받는다. 여기에 경북 청도에서 대구 도심으로 연결되는 베어드복음길도 새롭게 조성되는 중이다. 이 새로운 순례길의 중심에는 장구한 역사를 가진 4개의 교회가 있다.

사월교회 반야월교회 범어교회 대구서문교회는 2019년 제104회 총회에서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제17~20호로 나란히 지정을 받은 바 있다. 베어드의 뒤를 이어 대구·경북지역 선교를 담당한 제임스 아담스(한국명 안의와)가 세운 이들 교회는 모두 100년 넘는 역사와 함께, 지역 사회는 물론 한국교회 전체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들 교회는 저마다 개성을 지닌 역사관을 개설해 운영하는 한편 다양한 기념사업들을 펼치며, 이 지역에 들어온 기독교복음이 얼마나 화려한 꽃을 피워냈는지를 방문자들에게 생생히 보여준다. 초기 복음전래과정은 물론 교회가 세워진 이후 숱한 정치적·사회적 격동기를 이들 공동체가 어떤 신앙과 의지로 버텨냈는지를 배워, 오늘의 위기에 대응하는 활로를 찾아낼 수도 있다.

네 교회의 탐방을 마친 후 발걸음을 팔조령으로 옮겨, 대구로 들어온 복음의 여정을 묵상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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