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신 하나님 내가 주를 기리고-새롭게 다시 읽는 시편>(이의효/디자인사람들)

성경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최고 목표는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신학에 치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놓치게 된 것이 바로 문학이다. 특히 뉘앙스와 음률이 대단히 중요한 시가서의 히브리어 표현들은 한글성경에서 충분히 구현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의효 원로목사(수원동부교회)의 가슴에는 이에 대한 고민이 꽤 오래 고여 있었다. 특히 시(詩)로 번역되고, 그렇게 읽혀야 할 ‘시편’이 산문으로 둔갑한 현실을 나름 바로잡고 싶었지만 좀처럼 착수하기가 힘들었다.

기회는 목회현장에서 은퇴하고, 그 후로도 여러 해 동안 작은 농어촌교회들을 돌보는 사역까지 감당해낸 후에야 찾아왔다. 코로나로 세상이 멈춰버린 3년 동안, 오로지 시편을 의역(意譯)하는 작업에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시편 저자들이 자신의 글에 담고자 했던 깊은 마음을 헤아리는 일, 한 구절 한 구절을 시적 감흥과 정서로 읽고 묵상할 수 있도록 번역하고 편집하는 일, 요즘 어린 세대들도 쉬이 받아들일 현대어로 구사하는 일, 그러면서도 하나님의 말씀이 일점일획이라도 변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일까지 이 목사에겐 무엇 하나 쉬운 게 없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150편을 하나하나 정성들여 작업한 결과, 마침내 이런 표현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는 샘 곁에 심은 나무처럼/철 따라 나날이 푸르고/그 잎사귀가 시들지 않음 같으니”(시 1:3) “우러러 주님의 손으로 지으신 하늘과/운행하시는 달과 별들을 바라보니/사람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생각해주시며”(시 8:3~4) “나 비록 죽음의 음흉스런 골짜기를 지날 때에도/해악을 겁내지 않음은 주님께서 동행하심이며”(시 23:4)

이의효 목사는 ‘새롭게 다시 읽는 시편’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이 신앙의 아름다운 마음 밭을 가꾸고 싶은 성도들, 더욱 풍성한 색채를 품은 설교를 준비하고픈 목회자들의 책상 위에 오르기를 소망한다. 시편 속에서 자신이 발견한 보화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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