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섬션〉(크리스천 오버만 저, 박용진·서장원 역, 도서출판 디모데)

“전제는 우리의 사고방식과 가치를 형성하고, 우리의 행동과 태도를 결정하는 토대가 된다. 전제는 우리가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결정하는 모든 과정에 영향을 준다.”( 16쪽)

우리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크든 작든 일상의 모든 선택을 결정하게 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우리의 가치, 행동, 문화를 결정하는 숨겨진 영향력은 과연 어디로 부터 오는 것인가? 이 책은 바로 우리 삶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가치인 세계관 즉 ‘전제(assumption)’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크리스천 오버만은 기독교 교육에서 성경적 통합모형(BWI)을 제시한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기독교 학교와 교회에서 오랫동안 섬겨왔으며 기독교 세계관 교육을 통해 기독교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한국에서 매우 익숙한 단어인 ‘세계관’의 개념을 ‘전제’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히브리적 사고와 그리스적 사고의 차이는 결국 전제의 차이인데 그것이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모든 관점의 차이를 만들고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등 삶의 모든 영역에 막대한 영향을 끼쳐왔다고 주장한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이 인간을 그분의 형상대로 창조하셨으며 인간의 이성은 하나님의 계시와 분리하여 설명할 수 없다는 전제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리스도인은 성과 속을 구분하는 플라톤적 이원론, 계시 없이 사고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성과 논리, 문화와 사회적 관점을 강조하며 직관, 본능, 내적 감정을 강조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사상적 ‘전제’를 거부하며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 다스리심을 세상의 모든 영역에 구현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사상’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함영주 교수(총신대학교 기독교 교육)
함영주 교수(총신대학교 기독교 교육)

이 책의 원서 초판이 상당히 오래 전에 출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야 하는 이유는 현대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과 포스트휴머니즘(Post-humanism)의 ‘전제들’과 그 양상들이 문화와 교육을 통해 오늘 세대와 다음 세대를 끊임없이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 세대에게 신앙교육을 하는 사람들은 창조주와 피조물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성경의 가치와 기준을 상대화하여 인간의 소견에 옳은 대로 살아가도록 교육하는 이 시대 속에서 하나님이 인생의 주인 되시며 성경이 모든 생각과 판단의 전제가 되어야 함을 철저하게 가르쳐야 한다. 다음 세대를 가르치는 사역자와 교사, 그리고 부모들에게 이 책의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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