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문화의 종말과 흙의 생태학〉(윌리엄 코키·이승무 역·순환경제연구소)

현재의 생태계 파괴와 인간성 상실을 일으키는 문명의 기원은 언제부터였을까? 〈제국문화의 종말과 흙의 생태학〉(윌리엄 코키)은 산업혁명보다 훨씬 이전인 1만여 년 전 농경 생활과 제국의 출발에서 해답을 찾는다, 특히 인간과 생물의 생존 근거인 흙을 훼손해 온 문명의 패턴이 지구 전체의 생태계 파괴로까지 계속됐음을 세계의 역사와 현실을 통해 입증한다.

이른바 제국 문명의 심리적 기초는 사람의 출생 때부터 각 사람에게 입력된다. 이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고 경쟁하는 삶을 살게 한다. 이러한 문명의 패턴이 긴 세월 지구 위 모든 생명을 파괴해 왔다.

그렇다면 정반대의 문명 패턴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저자는 땅을 보존하는 문명을 찾아 전 세계 토착민 공동체와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기존 문명의 틀에서 벗어나 실험적 공동체를 실천해 온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의 토착민 사회를 관찰하고 이들의 삶의 패턴에서 온전한 생명의 원리를 발견했다. 나아가 왜곡된 생명 패턴의 문명이 온전한 생명 패턴의 문명을 식민지화하고 지배해 온 끔찍한 역사를 고발한다.

이박행 목사(복내전인치유선교센터)
이박행 목사(복내전인치유선교센터)

책은 또한 지속 가능한 문명을 세우기 위해 살아온 아메리카 토착민들의 역사를 추적한다. 실제로 뉴멕시코의 특정 수계의 생태계 역사와 현재를 조사해 긴 세월 영위해 온 생태계와 인간의 공존을 기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연을 파괴하고 흙을 유실시키는 농업에만 천착했던 수많은 제국의 문명이 결코 최선이 아니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이처럼 저자는 모든 농사가 선(善)이 아님을 알림으로써, 문명마다 먹거리를 얻는 방식 자체가 문명의 작동 방식과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지적한다. 이를 통해 농사 방식의 변혁이 공기와 같은 생명의 문화를 변혁하는 데 근본이 됨을 가르친다. 책의 필독과 함께 관련 다큐멘터리 ‘Fall and Winter’(Films for Action)의 감상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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