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교수, 6.25전쟁 순교 고찰
논문 잇따라 발표되며 역사적 평가

김제 금산교회의 순교사적이 새롭게 연구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최근 개편한 김제 금산교회 전시관 모습.
김제 금산교회의 순교사적이 새롭게 연구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최근 개편한 김제 금산교회 전시관 모습.

김제 금산교회(김종원 목사)는 제101회 총회에서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제2호로 지정받았다. 유구한 역사만큼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이 있다. 드물게 현존하는 ‘ㄱ’자 형태 예배당의 스토리, 신분 차이를 넘어선 이자익 목사와 조덕삼 장로의 미담 등이다.

상대적으로 금산교회의 순교사적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6·25전쟁 당시 김윤철 김두현이 순교했지만, 이들의 존재는 오랫동안 묻혀있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주도한 독립촉성중앙회 회원이었던 두 사람은 인민군이 김제를 점령한 후 차례로 목숨을 잃었다.

김윤철 집사(당시 26세)는 전쟁이 발발하자 전주로 피난했다가 7월 28일 김제로 돌아오는 길에 붙잡혀 금산면분주소에 끌려가서 몽둥이로 타살됐다. 시신은 인근 정읍 감곡면의 한 야산에 매장됐다. 한 달 후에 김두현이 피살됐다. 8월 중순 인민위원회 사무실로 끌려가 극심한 고문을 당하고 사흘 만인 8월 27일 후유증으로 숨지고 말았다.

이들의 행적은 2005년 제1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과거사위) 활동이 시작되면서 ‘감곡면 통사동 솟턴재 입구야산 희생사건’과 ‘금산면 금산리 자택 김두현 희생사건’ 등의 이름으로 본격 발굴되고 세상에 알려졌다. 특히 2020년 과거사위 2기 활동 재개를 전후로 이와 관련된 연구논문들이 잇달아 발표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광신대에서 교회사를 가르치는 이재근 교수는 ‘교회로 간 한국전쟁-한국전쟁과 전북 김제지역 개신교’라는 논문에서 금산교회를 비롯해 만경교회 대창교회 대송교회 등의 순교사례를 다루었다.

이 교수는 “가해한 적대세력과 피해를 입은 기독교인과의 갈등 구조는 신분과 계급 갈등, 친족 내 갈등, 종교와 이념의 갈등, 정치적 지행성 갈등이 모두 얽혀 있고 연결되어 있었다”면서 “평시라면 단순한 인간관계나 정치적 갈등으로 그치고 말 긴장이 상대에 대한 살육으로 이어진 것은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이 만든 인간성 상실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울신학대 현대기독교연구소 박명수 소장은 ‘한국전쟁 전후 기독교 탄압과 학살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6·25 당시 전국적인 기독교인 학살사례들을 연구하며 금산교회의 사례도 다루었다.

박 소장은 “대한민국을 세우고, 지키기 위해서 노력한 기독교 희생자들을 존경하는 마음에서 현재 기독교적인 차원에서 진행되는 희생자추모사업을 정부는 지원해야 한다”면서 “이 당시 기독교의 피해는 종교적인 의미를 가질 뿐만이 아니라 국가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기독교 단체들과 공동으로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산교회 김종원 목사는 앞으로 순교자들의 사적을 발굴하고 기리는 일에 더욱 힘을 낼 것이라면서, 총회 순교자 등재 등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한편 금산교회는 전라북도와 김제시의 지원으로 문화유산전시관을 개편해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금산교회는 1997년 전라북도문화재 제136호로 지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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