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의 삶 다룬 연극〈내 아버지〉
김광호 대표와 가족의 경험에 바탕
극단새벽 한선덕 연출로 초청 공연

연극 는 김광호 대표와 가족의 탈북 경험을 바탕으로 극단새벽 한선덕 대표가 연출한 작품이다. 지난 7월 30일 새로남교회에서 초청 공연을 하고 있다.
연극 는 김광호 대표와 가족의 탈북 경험을 바탕으로 극단새벽 한선덕 대표가 연출한 작품이다. 지난 7월 30일 새로남교회에서 초청 공연을 하고 있다.

강단 위에 불이 꺼지고 연극 <내 아버지> 공연이 시작됐다.

배경은 2022년 광철의 집. 광철의 조카 지호가 들어선다. 지호는 ‘할머니’라고 부르는 김조 권사에게 학교에서 따돌림 당한 것을 하소연한다.

“사람들은 나를 탈북자라고 빨갱이라고 욕하는데, 왜 할머니는 나한테 잘해줘요?”

“이 할머니는 네가 이쁘니까. 지우야, 이것으로 맛있는 거 사먹어. 할머니는 지우 보는 게 너무 좋아.” 김조 선교사는 받지 않으려는 지우 손에 기어이 돈봉투를 쥐어준다.

뒤이어 삼촌인 광철이 헐떡이며 들어온다. 학교를 빼먹고 안전모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탄 지호를 혼낸다. “내가 하루 14시간 씩 일하는데 도대체 너는 왜 그러냐”고 윽박지른다.

유니블아트 이사로 사역하는 이혜린 첼리스트가 특별연주를 하고 있다.
유니블아트 이사로 사역하는 이혜린 첼리스트가 특별연주를 하고 있다.

지호도 지지 않고 “숨 막혀 죽을 것 같아. 숨 쉬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는 거야”라며, “여기는 지옥”이라고 외친다. 그리고 발작증세까지 보인다.

지난 7월 30일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에서 연극 <내 아버지>가 무대에 올랐다. 이 연극은 유니블아트와 극단새벽이 공동 제작해서 2022년 8월 초연했다. 북한이탈주민(이하 탈북민)인 유니블아트 김광호 대표의 실제 탈북 경험을 바탕으로, 극단새벽 한선덕 대표가 공동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연출했다.

김광호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어머니, 누나, 조카와 함께 굶어죽지 않기 위해 중국으로 탈북했다. 5년 동안 중국 공안의 눈을 피해서 살았지만, 결국 누나는 잡혀 북송됐다. 나중에 누나는 10년형을 받고 수용소에 수감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극한의 상황에 처한 김 대표는 탈북민 사역에 헌신한 고 김조 권사의 지원을 받으며 어머니와 누나의 젖먹이 아기(극중 지호)를 데리고 2007년 한국에 왔다.

한선덕 대표는 “평소 문화 활동을 하면서 탈북민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남북통일을 위해서 먼저 남북한 사람들의 정서적 통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너무 멀어진 그 간극을 연극을 통해 줄여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극 <내 아버지>에서 ‘아버지’는 등장하지 않는다. 광철(김광호 대표)의 아버지는 어렸을 때 돌아가셨다. 김광호 대표는 “많은 탈북 청소년들은 아버지가 없다. 탈북 과정에서 아버지를 잃어버리고, 탈북해서 중국인과 살다가 어머니와 한국으로 온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탈북 청소년에게 ‘아버지의 부재’는 신앙적으로 ‘하나님 아버지’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연극 는 탈북한 김광호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새로남교회 초청 공연에서 오정호 목사(오른쪽)가 김 대표의 사역단체인 유니블아트에 후원금을 전하고 있다.
연극 는 탈북한 김광호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새로남교회 초청 공연에서 오정호 목사(오른쪽)가 김 대표의 사역단체인 유니블아트에 후원금을 전하고 있다.

김광호 대표는 “나는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내 아버지’를 찾았다. 예수님의 사랑을 온 몸으로 보여준 고 김조 권사님을 통해 하나님 아버지를 만났다. 이 연극은 그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랑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그 사랑으로 나는 하나님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알게 됐고, 하나님을 만나 사역자의 길을 갔다. 사랑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시대를 위한 사명을 갖게 한다”고 강조했다.

공연 문의: 극단새벽 블로그(blog.naver.com/artcit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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