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헌금 전액을 구제에 사용
매년 구제에만 1억원가량 지출
지역에 필요·유익주는 교회로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옥련중앙교회는 예배당 건축이나 외형을 가꾸는 대신 성경 속 초대교회와 같이 지역을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옥련중앙교회는 절기 헌금을 전액 이웃 구제에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옥련중앙교회 한종근 목사(오른쪽)가 이재호 연수구청장에게 추수감사절 헌금으로 마련한 라면 833박스를 전달하고 있다.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옥련중앙교회는 예배당 건축이나 외형을 가꾸는 대신 성경 속 초대교회와 같이 지역을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옥련중앙교회는 절기 헌금을 전액 이웃 구제에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옥련중앙교회 한종근 목사(오른쪽)가 이재호 연수구청장에게 추수감사절 헌금으로 마련한 라면 833박스를 전달하고 있다.

“6월 25일 주일에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있어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는 내용의 설교를 했어요. 그런데 설교를 하고 한 주간 동안 ‘설교만 해서 될까’라는 생각이 마음을 떠나지 않는 거예요. 그 다음 주일이 바로 맥추감사절이기도 했어요.”

옥련중앙교회 한종근 목사는 그 마음을 즉각 실행에 옮겼다. 맥추감사절 헌금을 참전용사들을 위해 쓰자고 설교를 했고, 교인들은 물론 당회도 흔쾌히 동의했다. 한 목사는 곧바로 교회가 위치한 인천 연수구청에 내용을 이야기하고, 참전용사들 명단을 요청했다. 요양원이나 병원에 입원해 계신 분들을 제외한 참전용사들은 총 143명이었다.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하다 죽과 참치 통조림, 과일 통조림 등 어르신들이 좋아할 먹거리를 정하고, 참전용사들이 거동이 불편한 것을 고려해 일일이 집으로 택배를 보냈다. 5만원 상당의 푸짐한 선물이었다. 한 목사는 “구청 직원들이 참전용사들까지 신경을 써주셔서 감사하다며, 너무 좋아하더라”며 “작은 선물이지만 참전용사 어르신들에게 위로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2년 여름에는 저소득층에 150채의 여름이불을 전달했다. 성도들이 여름이불을 정리하고 있다.
2022년 여름에는 저소득층에 150채의 여름이불을 전달했다. 성도들이 여름이불을 정리하고 있다.

언뜻 보기엔 갑작스런 결정이었지만, 한 목사와 옥련중앙교회에게는 전혀 혼란스럽지 않았다. 받는 대상이 어려운 이웃들에서 참전용사로 바뀌었을 뿐, 기쁜 마음으로 물 위에 떡을 던지는 행위는 마찬가지였다.

옥련중앙교회에 구제는 일상이다. 1996년 피자집에서 교회를 개척했을 당시 독거노인들에게 야쿠르트를 배달한 것을 시작으로, 독거노인 반찬나눔, 무료 백내장 수술 지원, 김장김치 나눔, 연탄배달, 결식아동 돕기 헌금 운동 등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부활절 맥추감사절 추수감사절 성탄절 등 절기 헌금도 전액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2022년 가정의 달에는 부활절 감사헌금으로 연수구 125가정에 식료품 선물을 전달했다.
2022년 가정의 달에는 부활절 감사헌금으로 연수구 125가정에 식료품 선물을 전달했다.

“추수감사절 때는 헌금 외에도 사랑의 쌀 나누기도 해요. 성도들이 직분에 따라 쌀값을 가져오면, 그 돈으로 쌀을 사서 이웃들에게 나누죠.”

한 목사는 “교인들이 헌금뿐 아니라 독거노인반찬 나눔을 비롯해 쌀과 연탄 나누기, 김장김치 배달 등에 직접 참여한다”며 “목적과 방향이 분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에 교인들이 구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련중앙교회와 한종근 목사는 구제에 힘쓴 공로로 인천시장과 보건복지가족부장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서 각종 표창을 수상했다. 한종근 목사(가운데)는 올해 3월 인천시로부터 모범선행시민 표창장을 수상했다.
옥련중앙교회와 한종근 목사는 구제에 힘쓴 공로로 인천시장과 보건복지가족부장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서 각종 표창을 수상했다. 한종근 목사(가운데)는 올해 3월 인천시로부터 모범선행시민 표창장을 수상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푸드마켓도 빼놓을 수 없다. 푸드마켓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이 한 달에 한 번씩 3∼4만원 상당의 기부식품들을 가져갈 수 있는 가게로, 옥련중앙교회는 인천시의 요청으로 2010년부터 푸드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15년 넘게 한결같은 모습으로 구제를 실천해 온 모습에 신뢰를 느낀 인천시가 직접 운영을 요청한 것이다.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구제 외에도 옥련중앙교회는 수시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섬기고 있다. 교인들이 결혼이나 장례 이후 목적헌금으로 구제헌금을 하거나 여유 재정이 생기면, 구청에 긴급하게 도울 이웃이 있는지 묻고 필요한 재정을 집행한다. 한 목사는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지 말자, 그리고 먼저 찾아가 무엇이 필요한지를 물어보자고 설교 때 자주 이야기를 한다”며 “구청에서도 먼저 도와달라고 하기가 미안해서 못 할 때가 있는데, 우리가 먼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이야기해달라고 하면 더 의미가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올해 설날을 맞아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한 떡국떡.
올해 설날을 맞아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한 떡국떡.

옥련중앙교회 교인은 어린이까지 포함해 400명 가량으로, 전체 재정 규모는 여느 중형교회와 비슷하다. 그럼에도 매년 구제에만 1억원 가량을 지출하는 데는 한 목사의 분명한 목회철학이 밑바탕이 됐다. 한 목사는 “처음 교회를 개척할 때 지역에 필요한 교회, 지역에 유익을 주는 교회, 은혜를 흘려보내는 통로가 되는 교회가 되자는 목표를 세웠다”며 “앞으로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이웃의 필요를 채우고, 구제에 힘쓰는 교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옥련중앙교회가 2010년부터 인천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연수구 푸드마켓 2호점.
옥련중앙교회가 2010년부터 인천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연수구 푸드마켓 2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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