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등불을 비추라〉(김동문/샘솟는기쁨)

특이한 책이 나왔다. 성경에 나타난 빛에 대한 구절을 묵상한 책이다. 책이 힘이 있는 것은 저자가 오랫동안 이집트와 요르단에 거주하면서 사역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는 이슬람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현장과 이론을 두루 잘 알고 있다.

빛 하면 무슨 이미지가 다가오는가?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를 강렬하게 비추는 등대, 눈부신 불꽃을 꼬리에 달고 찬란하게 치솟는 로켓, 많은 사람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아 한껏 자긍심이 올라간 스타의 후광 같은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성경의 빛은 어떨까? 저자는 성경 속 빛을 설명하면서 빛에 대한 우리의 강렬한 흥분을 가라앉혀준다.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5:15) 예수님이 성도를 등불이라면서 세상의 빛의 역할을 하라고 명령하셨다. 집 안의 등불의 크기가 작고 짧은 심지를 갖고 있어서 등경 위에 두어야지 방 안의 모습을 식별할 수 있다. 세상의 빛인 성도도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높은 데 올라가 온 동네 사람들이 빛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저자는 우리도 등불과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비록 연약하지만, 빛을 비추는 사명이 있으므로 온 세상의 어둠을 단번에 불사르지 못하더라도 끊임없이 타올라야 하는 존재. 이는 험악한 세상 속 이해할 수 없는 악한 일들이 나를 괴롭힌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아야 하는 성도의 모습을 의미한다. 또 저자는 등불은 자기를 태우는 특징이 있다고 가르친다. 등불은 다른 사람을 태우지 않고 자기의 몸을 살라 다른 사람이 있어야 할 곳을 알려준다. 다른 사람의 희생과 복종을 강요하지 않고 내가 먼저 섬기고 희생하는 성도를 상징한다. 그뿐만 아니라 등불은 주위를 밝힌다. 등불을 들고 서면 등불을 손에 쥔 사람은 어둠에 가려지고 등불 주위는 잔잔한 빛 가운데 휩싸이게 된다. 나를 드러내려고 아등바등 싸우는 존재가 아니라 주님을 드러내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소망을 주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태도다.

혹시 나는 세상의 빛 된 삶을 살려 하기보다 세상의 주목을 받는 두드러진 존재가 되기를 희망했던 것은 아닐까? 예수님의 비유 속에 나오는 수많은 등불과 성경의 빛들을 묵상하면서 빛 된 삶을 살기를 다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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