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시작되면 사람들이 즐겨 찾는 경북 의성의 계곡 하나가 있다. 한 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상쾌함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 하여 이름이 빙계동(氷溪洞)이다. 실제로 풍혈과 빙혈이라 부르는 바위틈에서는 여름 내내 영하 4도의 시원한 바람이 뿜어져 나온다.

빙계계곡은 경북8경 중 하나로 손꼽힐 만큼 빼어난 명승지이다. 또한 계곡 주변에는 의성 명품인 마늘의 풍미를 담은 풍성한 먹거리들과 탐스런 과실로 가득한 여러 사과농장이 있어 관광객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계곡이 자리 잡은 의성군 춘산면과 가음면 일대에는 유서 깊은 교회도 많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형성된 여러 마을에는 각기 10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간직한 효선교회 산운교회 현리교회 춘산교회 중리교회 금천교회가 세워져 있다.

일제에 맞서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숨진 권중하 전도사의 사적을 공유하는 이들 여섯 교회는 2018년 제103회 총회에서 한국기독교순교사적지 제4호로 함께 지정받았다. 또한 권 전도사의 순교기념비와 옛 한옥예배당을 간직한 중리교회는 별도로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제5호로 지정돼 있다.

권 전도사가 의성농우회 사건에 연루돼 수난을 당한 옛 의성경찰서 역시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제4로 지정된 데 이어, 현재 총회의 지원을 받아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가장 최근에는 같은 의성 관내의 구천교회가 제106회 총회에서 역사사적지 지정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단일 지역으로는 가장 많은 사적지를 보유한 의성을 찾아가는 것은 기독교인들에게 뜻깊은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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