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회 제주선교센터 건립 결단 “도약의 기회 되길 기대”

외지인 포함 10% 교인, 예장합동교단 교세는 더 열악

제주노회 선교센터건립위원장 김경태 목사(왼쪽에서 다섯번째)와 노회 임원들이 총회 제주선교센터 건축 TF팀 김한욱 목사(총회 부서기)와 태준호 사장(기독신문) 등 관계자들에게 ‘제주선교기념교회 건축 후원금 약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제주노회 선교센터건립위원장 김경태 목사(왼쪽에서 다섯번째)와 노회 임원들이 총회 제주선교센터 건축 TF팀 김한욱 목사(총회 부서기)와 태준호 사장(기독신문) 등 관계자들에게 ‘제주선교기념교회 건축 후원금 약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제주의 선교 역사는 100년이 훨씬 더 넘지만 제주는 아직 복음의 불모지다. 제주도 교회가 부흥하려면 교회들이 복음을 활력 있게 전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필요하고 타지역교회들이 제주를 위해 힘을 모아주어야 한다. 이러한 선교적 관심과 동기를 결집해 줄 수 있는 프로젝트가 제107회 총회가 추진하고 있는 제주선교센터 건립이라고 할 수 있다.

116년 선교역사…내지인 신자 3% 미만

제주선교는 19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는 평양신학교 졸업생 중 한 명인 이기풍 선교사를 제주에 파송했다. 1908년 이기풍 선교사는 제주를 향하던 중 풍랑을 만나 인근 섬에 대피하는 위기를 당하기도 했으며 제주에 도착해서도 여러 환난과 핍박을 만났다. 그러나 제주 성안교회, 금성교회, 제주 성내교회, 삼양교회, 조천교회, 모슬포교회, 한림교회, 용수교회, 세화교회가 설립될 수 있도록 복음의 씨를 뿌렸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제주의 교회 성장은 더디기만 했다. 텔레비전이나 동영상을 보면 제주에는 매년 1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간다. 귀농 귀향해서 정착하는 인구도 해마다 1만여 명이 된다. 제주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널리 알려진 관광과 자연환경의 보고이며 국제도시로서 면면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63만 제주도 인구 가운데 복음화율은 7~10%이고 여기서 내지인만을 따진다면 3% 미만이라는 것이 현지 교회들의 이야기다. 제주도의 교회는 400여 개이며 대부분 미래자립교회 상황에 머물고 있다. 이 가운데 예장합동교단 소속은 48개에 달한다. 제주에도 1000~2000여 명이 나오는 타교단 교회들이 있지만 예장합동교단 소속 교회들 가운데는 제주에서 대규모 교회라고 불릴 만한 곳이 없다. 왜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 이는 제주도의 독특한 문화와 기독교와 관련된 역사, 그리고 우리 교단의 변천사에 기인한다.

1959년 총회에서 훗날 예장합동교단 소속 교회들은 WCC 가입을 강하게 반대했다. 제주도에 있던 장로교회들은 이 문제를 두고 논의하다가 자유선택에 맡기지 말고 한 쪽을 택하자고 결정했다. 즉 일제히 예장통합교단에 소속하기로 일원화했던 것이다. 그 결과 예장합동교단의 제주선교사는 한차례 단절의 아픔을 겪었다. 1970년 들어 이를 안타깝게 여긴 교단 지도자들이 제주노회 복구노회를 조직하고 노회 회복을 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1970년 서귀포 동원(동산)교회를 시작으로 1972년 제성(서문)교회, 1973년 한림중앙교회, 1975년 가시리교회, 1975년 북촌교회, 1976년 서문교회가 차례로 개척됐다. 1986년 드디어 신제주남교회에서 제주노회가 복구됐고, 2006년 4월 토산교회에서 예장개혁과 합동을 선언했다. 그에 힘입어 2008년 역사적인 제93회 총회를 제주에 유치할 정도가 됐고 오늘에 이르렀다.

107회기 들어 재추진…모금 ‘순항’

2008년 이기풍 선교사 제주선교 100년을 기념해 열렸던 제93회 총회에서 제주도 교회들이 새삼 주목받았고, 2009년 제94회 예장합동총회는 제주도에 수양관을 지어 제주 복음화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고원한 꿈을 표명했다.

제주수양관 건립은 고 서정배 총회장의 주도 아래 급속히 진행되어 설계를 마치고 땅을 매입하고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했다. 제주에서 30여 분 걸리는 건축 예정지 상황을 감안, 숙박시설을 반드시 갖춰야 했기에 종합적 수양관의 형태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총공사비만 180억 원이 들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제주 복음화에 대한 간절한 염원으로 시작했으나 막상 구체적인 청사진이 하나둘 나오면서 건축비와 향후 운영비 조달을 염려하게 됐고 건축의 열기도 조금씩 사그러 들었다. 그렇게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제주수양관(현 제주선교센터) 건립은 제106회기 매각의 위기를 겪었으나, 제107회기 권순웅 총회장의 의지로 재시도 되고 있다.

제주선교센터는 이번 회기 중 착공을 한다는 계획이며 1차적으로 3층 높이 총건평 3000평(약 30억원) 규모의 건물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기념교회, 선교사훈련소 및 안식처, 행사 및 모임 시설을 갖추게 된다. 이를 위해 총회 차원에서 TF팀을 구성했고 주다산교회, 새로남교회, 서대문교회가 각각 1억원을 쾌척했고, 제주노회가 6억4000만원을 부담키로 하면서 모금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차 사업으로는 숙소를 건립할 예정이다.

“건립 위해 마음 모아주세요”

제주선교센터건립위원장 김경태 목사가 제주선교센터 건립을 위해 전국교회가 참여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제주선교센터건립위원장 김경태 목사가 제주선교센터 건립을 위해 전국교회가 참여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제주노회는 선교센터 건립을 위해 지금 한마음이 되었고 사업을 이루고자 기도와 헌금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작은 모래가 모여 벽돌이 되고, 벽돌이 모여 건물을 이루듯, 전국교회와 성도들이 마음과 정성을 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제주선교센터 건립위원장 김경태 목사(제주 동산교회)의 간절한 염원이다. 김 목사는 담임하는 교회 차원에서도 2000만원을 선교센터 건립을 위해 희사했고, 모금과 관심을 독려하고자 전국을 오가며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2008년 제주선교 100주년 때 총회가 제주를 준선교지로 선포했고 이듬해 총회 때 제주수양관 부지를 매입한 후 저희는 14년 동안 기도했습니다.”

김 목사는 “그동안 이도교회 김성욱 목사가 선교센터 부지를 정성을 다해 관리했고, 올해 제주노회는 센터 건축비 마련을 위해 제주노회 회관을 자산관리위원회에 맡겨 매각하기로 했다”면서 “노회 산하 모든 교회가 건축헌금에 적극 참여하기로 하고 6월 18일은 건축을 위해 기도하고 헌금하는 주일로 지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선교센터에 대한 바람이 크기에 대부분 미래자립교회지만 제주노회 교회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복음비누를 만들고 감귤을 판매하는 등 다각도로 모금을 하고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것은 비단 총회의 결의가 있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제주의 높은 선교적 입지 때문”이라면서 “제주는 제3세계에 대해 무비자 지역이기에 GMS 선교사들의 선교 훈련에 최적지이며, 한국교회 성도들의 영성훈련장으로, 또 다음세대 신앙훈련의 요충지로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제주선교센터는 제주도 복음화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교단과 세계 선교를 위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다시 한번 제주노회의 간절한 염원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제주선교센터 진행상황과 과제

제107회기 들어 제주선교센터 건립 사업은 탄력을 받고 있다.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참사 헌금, 주다산교회 등의 거액 쾌척, 제주노회의 6억4000만원 전달 등으로 모금 및 예정액은 13억원을 넘어섰다.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 1739, 1740-1, 1741-1번지 등 3개 필지에 지어질 선교센터는 두 단계로 나눠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1740-1의 임야 지역에 예배당, 선교훈련장 등이 들어가는 3층 건물을 세운다는 것이다. 이 건물에 30억 가량이 든다는 것이 제주노회 관계자들의 말이다. 현재 총회는 제107회기가 마치기 전에 착공식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관련 법령 등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둘째 1739번지 1570여 평의 땅에 타운하우스 즉, 숙소동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제주선교센터는 위치상 전국교회가 활용하려면 숙소동 건립이 필수적이기에 추진이 요청된다. 이때 가장 큰 관건은 건축비다. 과거 94회 총회 때도 건축에 대해 알아볼수록 건축비가 커져가는 것에 부담을 느껴 사업을 접은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주교회들은 건축의 특성상 시작이 되면 건축비 조달 방안은 여러 가지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입장을 띠고 있다. 한편 건축은 그 자체가 복잡한 프로젝트고 여러 가지 변수가 언제든 대두될 수 있다. 건축 이후 여러 여타 숙박 및 활동 시설과 비교할 때 뒤처지지 않도록 활용도를 높이려면 전문적인 관리와 지속적인 투자도 이뤄져야 한다. 이번 사업은 제108회기까지 이어질 큰 프로젝트이며 교단의 신뢰와 위상이 걸린 일이기도 하다.

앞으로 대두될 여러 가지 건축과 그와 관련된 단계들을 지혜롭게 넘어가면서 제주와 교단역사에 길이남을 기념비적 건물을 완공할 수 있도록 온 교회가 지켜보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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