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끝 영성〉 (박원희 목사/바른북스)

호레이스 그랜트 언더우드(한국명 원두우) 윌리엄 전킨(한국명 전위렴) 클레멘트 오웬(한국명 오기원) 제임스 맥켄지(한국명 매견시) 겔슨 엥겔(한국명 왕길지) 그리고 최초의 한국인 선교사 이기풍.

이들의 공통점은 한국선교역사 초창기를 장식한 위대한 사역자들이자, 한반도의 땅 끝인 낙도를 누빈 헌신적 전도자였다는 것이다. 복음을 위해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넌 이들의 거룩한 행보를 되짚어보며, 그들 가슴 속에 살아있는 영성을 들여다보는 책이 나왔다.

낙도선교회 대표 박원희 목사가 선교사들의 섬 선교 행로를 일일이 답사하며 채굴한 이야기들을 담은 <땅 끝 영성>(바른북스)이다.

‘섬으로 간 초기 선교사’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의 내용 상당수는 지난해 여름 기독신문 역사면을 통해 여덟 차례의 연재기획으로 소개된 바 있다. <땅 끝 영성>은 여기에 ‘강화도로 간 존스 선교사’ ‘고대도에 온 칼 귀츨라프 선교사’ ‘제주도로 간 엘리자베스 요한나 쉐핑 선교사’ 등의 이야기들을 추가해 완성했다.

한국의 초창기 교회사 대부분이 각 교파 선교부가 설립된 지역을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기에, 선교사들의 섬 사역은 단편적으로 언급되거나 아예 다루어지지 않기 일쑤이다. 이 책은 그렇게 감추어지고 흩어져있던 이야기를 모아 정리했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

또한 낙도를 찾아간 선교사들의 사역을 연대기적인 사건이나 개인적 영웅담으로 소개하는 대신, 그들의 영혼을 이끈 하나의 공통분모로 설명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저자는 그 공통분모를 책 제목이기도 한 ‘땅 끝 영성’이라 지칭한다.

“복음이 필요한 곳, 복음이 요청되는 곳, 그리스도가 필요한 곳에 마땅히 가는 삶이 땅 끝 영성이다. 그것은 지리적인 땅 끝이며 영혼의 땅 끝이다. 하나님이 요청하는 곳, 하나님이 원하시는 비전을 갖고 끝까지 가보는 영성이다. 땅 끝 영성은 주님이 명령하신 영성이다. 땅 끝 영성은 역사 안에 흐르고 있다.”(본문 중에서)

이 책은 바로 그 ‘땅 끝 영성’이 어떻게 시작되고 한국 땅까지 전파되었으며, 오늘날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 설명하는 에필로그로 마무리된다. 독자들은 ‘새로운 땅 끝을 향해 나아가라’는 주님의 부르심에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열정을 느끼며 책을 덮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아직 다 완성되지 않은 또 하나의 교회사이자 선교행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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