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명 성도의 기도 상달됐을 것”
10월 ‘전국목회자대회’로 이어간다

“한국교회 하나 됨 확인하고 민족화합과 남북통일의 비전 깊이 새겼다”

지난 6월 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빌리그래함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 대표대회장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를 6월 17일 사랑의교회에서 만났다. 50주년 기념대회는 1973년 빌리그래함 전도대회 희년을 기념해 열렸으며 고 빌리그래함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래함이 말씀을 전했다. 또 기념대회에는 50년 전 집회를 사모하는 7만여 명의 성도들이 성별과 연령, 교단과 지역을 초월해 한데 모여 하나 됨과 믿음의 계승을 다짐했다. 오정현 목사에게 50주년 기념대회의 의미와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빌리그래함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가 6월 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성료됐습니다. 먼저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코로나의 강을 지나면서 현장 모임에 제한이 있었는데, 하나님의 시간에 전국의 영적 동지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소망을 갖게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다음세대들이 한국교회의 아름다운 신앙의 전통을 경험하는 플랫폼으로 쓰임 받게 되어 감격스럽습니다.

빌리 그래함 목사님이 전 세계를 다니며 집회를 했지만 50주년을 기념하여 다시 그 자리에서 기념대회를 연 것은 유례가 없습니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아직도 50년 전의 은혜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고, 향후 50년을 감당할 더 큰 은혜를 사모한다는 것이기에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이번 기념대회가 어떻게 준비되고 진행됐는지 개괄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대회를 위해 3년 전부터 기도로 준비하고, 1년 전부터는 실제적으로 대비했습니다. 행사를 위한 행사보다 진리가 외쳐지는 자리가 되도록 초점을 맞췄습니다. 대회를 통해 진리가 명확히 선포되어 참석자들이 확신을 가지고 사명의 자리에 바로 서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준비 과정부터 하나가 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전국에서 5500여 교회가 집회에 참석했고, 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하늘을 울리는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 자리에 모인 교계와 정관계 인사들까지 모두가 기도의 지팡이를 들고 무릎 꿇고 뜨겁게 기도할 때, 우리의 심령에 은혜의 폭포수를 부어주셨습니다.

특별히 인상적인 것은 전국 4000여 교회 성도들의 1만명 찬양대입니다. ‘할렐루야’를 연주할 때는 7만 성도가 모두 기립하여 하나 되어 하나님을 높이는 시간이었습니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님의 말씀 선포를 통해 현장에서 6445명이 예수님을 영접하기로 결심을 했는데 이 역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대회는 영적 혼란과 코로나19로 인해 움츠러들었던 성도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용기를 얻고 축복을 공유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영적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교회의 재부흥을 사모하며 믿음의 도약을 꾀하는 씨앗을 마음에 간직하는 시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본 대회 하루 전날 청소년집회를 마련한 이유는 무엇이고 집회의 결과는 어떠했는지요?

=믿음의 세대가 계승되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대회의 목표는 크게 3가지였습니다. 첫째 회복을 넘어 부흥, 둘째 한국교회의 하나 됨, 셋째 믿음의 세대 계승입니다. 청소년집회는 믿음의 세대 계승을 소망하며 마련했습니다.

제가 섬기는 사랑의교회도 다음세대 신앙 계승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지난해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하여 4000여 명이 참석하는 ‘더 라이트’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 집회 이후 ‘건초더미기도회’라 이름하는 모임들이 학교마다 만들어져 지금 학원가에 거룩한 신앙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청소년집회는 이 기도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선대의 강점을 지키고 후대의 인물들을 키우자”는 ‘수선대후’(守先待後)의 간절함으로 마련했습니다. 7000명 가량의 청소년이 모여 음식을 나누고 교제하고, 말씀과 찬양과 기도의 용광로를 경험했습니다. 이 집회를 향후에 하나님이 어떻게 다듬어 가실지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1973년 빌리그래함 집회는 한국교회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번 50주년기념대회의 의미를 한국교회와 공유하기 위해 어떤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신지요?

=과거 빌리그래함전도대회 다음 해에 엑스플로74대회가 열렸고 한국교회의 급속한 부흥에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이번 50주년 기념대회 후 내년에 세계적인 모임인 로잔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립니다. 로잔대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그분을 통한 구원, 성경의 정확무오함, 교회의 위임명령 수행 등을 믿는 교회들이 주 안에 하나임을 확인하고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뜻을 모으는 대회입니다.

또 오는 10월 22일과 23일 사랑의교회에서 1만명 목회자를 초청해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다시 한 번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모여 주 안에서 하나 됨을 확인하고 교회의 회복과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귀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1907년 평양대부흥 이후 기도 운동이 확산되었던 것처럼 이번 월드컵경기장에서 보여졌던 뜨거운 기도의 열기가 전국으로 퍼져 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사랑의교회를 통해서도 많은 일을 하시지만 숭실대학교 이사장, 한국교회봉사단 이사장, 재단법인 한중국제교류재단 대표회장, 한국오엠선교회 이사장 등의 직책도 수행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연합사역에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런 여러 가지 사역을 감당하는 것이 한편으로 부담스럽지만, 하나님께서 맡기시는 것이라고 믿으며 또 이들 단체의 사역이 지향하는 바가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즉 교회를 세우고 피 흘림 없는 복음적 평화통일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부흥과 연합은 교회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와 남북통일을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이 사회와 민족의 분열과 갈등을 감당하고 복음적 통일을 이룰 유일한 대안공동체가 한국교회입니다. 제가 맡고 있는 여러 단체와 학교는 모두 기독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남북통일을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금 남북관계는 매우 경색되어 있고 대화가 막혀 있습니다. 남한 내의 노동, 언론, 문화, 정치계는 하나 되지 못한 채 혼란스럽습니다. 저는 연합사역에 힘을 쏟고 있는데, 이 작은 불씨가 우리 사회의 통합과 남북통일에 마중물이 되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

▲사랑의교회는 지난해 ‘9·26 한국교회 섬김의 날’ 행사를 개최해 전국의 목회자 사모, 신학생들을 격려하고 위로했습니다. 올해도 이 같은 행사를 준비하고 계시는지, 그렇다면 이런 사역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사랑의교회는 한국교회에 많은 사랑의 빚을 진 교회라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은 저희의 책임입니다. 지난해 한국교회 섬김의 날에 5500여 명의 목회자들이 참석했는데, 이번에는 빌리그래함 대회의 후속 사역으로 가칭 ‘전국목회자대회’(NPC:National Pastors Conference)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목회자대회를 통해 참석하는 목회자들이 자긍심을 회복하고 영적 재충전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환경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하나님과 환경을 비교하며 용기를 얻게 되기를 바랍니다. 목회자들이 건강해지고 영향력을 회복하고 믿음의 용장으로 든든히 서야 한국교회가 건강해지고 한국교회가 건강할 때 주께서 맡기신 시대적 사명을 잘 감당할 것입니다. 이 집회를 통해 새로운 부흥의 토대를 놓도록 허락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목사님께서 우리 교단을 생각할 때 평소 어떤 마음이며, 교단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선한 영향력을 전해주실 계획이신지요?

=저는 예장합동교단에서 4대째 신앙을 계승하는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또 저의 부친과 동생이 우리 교단의 목사입니다. 부친은 중부노회장을 2회 연임했습니다. 예장합동교단은 저의 영적인 울타리와도 같습니다. 늘 교단에 감사한 마음으로 총회교회자립개발원 초대 이사장을 포함해 6년을 봉사했고, 2012년 교단설립100주년기념 전국목사장로대회 준비위원장으로 일했습니다. 총회군선교회장 등 교단이 필요하다면 순응했고 세례교인헌금의 성실한 납부 등으로 물심양면 기여했습니다. 앞으로도 저와 사랑의교회는 총회가 시대적인 소명을 감당하는 일에 늘 함께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