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 개최
6월 13∼16일, 640여 명 참석
한국선교 반성과 개선 방향 제시

지난 30여 년간 엄청난 속도로 확장된 한국선교를 되짚어 보고, 시대 변화 가운데 새로운 미래 선교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6월 13일부터 16일까지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이하 엔코위)다. 이 자리에는 국내 선교계 지도자와 현장 선교사, 목회자, 선교학자, 그리고 해외 선교계 인사 등 640여 명이 참석해, 예배와 강의, 조별모임, 기도회 등을 함께 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다.

이번 엔코위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시작된 세계 선교 환경의 변화와 한국교회 성장 둔화 등 한국선교에 영향을 끼치는 대내외적인 요인들에 대한 적확한 인식과 이에 따른 전면적인 변화와 개선 방안에 주목했다. 엔코위를 주관한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강대흥 사무총장은 “1900년도 세계 기독교인은 서구가 82%였고, 비서구가 18%였으나, 2020년에는 서구 33%, 비서구가 67%다. 선교사 파송 역시 서구권 선교사는 정체된 반면, 비서구권 선교는 급속히 증가했다”며 세계 기독교 지형 변화를 설명하고, “이처럼 비서구권으로 기독교 흐름이 흘러가는 상황에서 한국선교는 비서구권 선교를 이끌고 새로운 선교 모델을 제시해야 할 과업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선교 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선교에 대한 진단과 반성도 나왔다. 엔코위 프로그램 위원장 한철호 선교사(미션파트너스 대표)는 주제강의에서 “한국 선교사들은 활동적이고 영적 전투에 대한 이해력이 철저하며, 좋은 신학 교육, 희생적 헌신, 전도 열정, 성경 지식, 파송교회의 기도와 재정 지원, 생존력 등이 장점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단점도 적지 않다. 네트워크와 파트너십, 타문화에 대한 민감성, 현장에서의 협력 등의 부족과 과도한 교단 혹은 지역교회 중심, 유연성 부재, 일과 소명에 대한 신학 부재, 내실 부재 등이 대표적”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러한 과제들을 놓고 한국선교계는 오랜 시간 다양한 변화를 모색했지만, 동일한 단점과 문제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한 선교사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한 선교사는 한국선교가 선교는 단지 멀리 가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경계를 넘어가야 한다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완전히 인식하지 못하고, 힘으로 하는 선교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중심 세력이 주도한 복음화 시도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단에 이어 한 선교사는 △거룩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세상에 대한 사랑의 실천에 참여하는 선교 △세계 기독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세계교회와의 협력 △세계 복음화의 과업 중에서 아직 돌파하지 못한 지역과 영역에 대한 실제적 돌파 모델 제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최선을 모색 등 향후 한국선교가 나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홍현철 원장(한국선교연구원)은 최근 3년간의 한국선교 현황을 기반으로, “한국선교운동은 양적인 성장의 한계 고령화 등으로 인해 지속성을 위한 과제를 안고 있다. 선교사를 비롯해 선교단체와 파송교회는 무엇보다 상호책무적 관점에서 함께 성숙한 사역을 모색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선교 현장에서의 과제로는 “일방적 방향성이나 실용주의적인 접근보다는 토착교회들과 상호적 또는 동반자적 관계를 이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선교의 변화와 새로운 역할에 대한 기대도 나왔다. 임태순 선교사(GMP)는 “한국교회는 피선교지 교회로서 선교운동을 주도한 경험이 있고, 비서구 출신 교회로서 서구적 선교 모델을 경험한 교회이기도 하다”며 “서구 주도적 선교운동이 퇴장하고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을 세워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교회 선교의 이러한 경험은 유용한 자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정적 한계 등의 이유로 서구선교 구조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비서구교회들과 함께 약함의 선교, 즉 희생적 삶과 섬김, 영적 능력에 기초한 초기 기독교의 선교 영성을 담아내는 선교구조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이외 주제강의에서는 ‘세계선교의 질문들’(문상철) ‘세계 교회의 현황과 실제’(김영섭) ‘세계 기독교 속에서의 한국선교가 가지는 질문’(한종석) ‘최소전도지역 돌파가 일어나지 못하는 이유’(진기영) ‘생태신학과 선교’(이명석) ‘남겨진 과제, 이주민 선교’(최헌주) ‘한국 선교단체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이야기들’(김동화) ‘새로운 선교사 운동’(손창남) ‘다음세대 선교동원’(김장생) 등이 다뤄졌다.

아침과 저녁에는 성경강해와 메시지를 통해 한국선교를 향한 하나님의 뜻에 귀 기울였다. KWMA 법인이사장 이규현 목사(수영로교회)는 개회예배 설교에서 “요즘 한국교회 안에 패배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여러 통계와 수치를 보며 절망하고, 그 통계 안에 갇혀버렸다”며 “바울은 오늘 우리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 있었지만, ‘찬송하리로다’고 했다.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찬송의 회복이다. 상황을 바라보지 말고 하나님을 바라보자”고 권면했다.

이외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 정갑신 목사(예수향남교회)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 주승중 목사(주안장로교회) 최남수 목사(광명교회) 최성은 목사(지구촌교회) 황덕영 목사(새중앙교회)가 설교자로 나섰다. 설교자들은 바울의 선교서신인 에베소서 1장 1절부터 4장 6절까지 본문을 가지고 새로운 출발선에 선 한국선교를 응원하고 권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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