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총신대학교 제22대 박성규 총장
대담=김관선 주필

총신대학교 제22대 총장으로 박성규 목사가 취임했다. 박 총장은 5월 25일 총신대 사당캠퍼스에서 총장 이·취임식을 갖고, 26일 양지캠퍼스에서 취임감사예배를 드리며 4년 임기를 시작했다. 본지 주필 김관선 목사가 6월 5일 총장실에서 박 총장과 취임대담을 진행했다.

박성규 총장은 “재임하는 4년 동안 하나님의 통치 아래 학교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꼭 이루고 싶은 사역으로 총신신대원 학생 전액 장학금 지급, 사당캠퍼스 기숙사와 도서관 건립을 꼽았다.<편집자 주>

김관선 주필: 총신대 총장으로 취임한 것 축하한다. 그동안 목회자로서 교회들을 건강하게 세웠고, 총회와 지역 교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그럼에도 총장으로 일하기 위해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박성규 총장= 작년 10월 후배 목회자가 총장 출마를 권유했다. 그 목사님은 이제 총장은 경영과 모금하는 능력이 중요한데, 제 목회 경험이 총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학내 문제로 총신 공동체에 상처가 남아 있는데, 이를 치유하고 화합시킬 지도자로 제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목회자의 마음을 가진 총장이 교직원들과 학우들을 품어주고 도와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10여 년 동안 제가 총회와 교회자립개발원 등에서 사역하는 모습을 봤는데, 겸손하고 화합하면서 추진력 있는 리더십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지금 총신에 필요한 리더십이라고 강권했다.

제가 신뢰하는 후배 목회자의 권유를 듣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1979년 2월 목사 소명을 받을 때만큼 강렬하게 모교를 살려야 한다는 소명을 주셨다. 하나님의 인도를 받으며 총장직에 도전해 당선됐다.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의 인도이기에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

17년 동안 목회한 부전교회를 떠나는 부담감도 크지 않았나?

= 고민이 많았다. 이 문제를 놓고 새벽기도할 때에 저를 총장으로 부르신다면 부전교회에도 하나님의 종을 세울 것이란 확신을 주셨다. 지금 청빙 진행 중인데 부전교회에 훌륭한 담임목사님이 오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란다.

부전교회에서 시무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총신대 역사에서 사당동캠퍼스 부지를 헌납한 부전교회 고 백남조 장로의 헌신은 잊을 수 없다. 총장으로서 어떤 헌신을 다짐하고 있나?

= 1959년 통합교단이 나간 후 우리는 신학교 캠퍼스가 없었다. 용산역 앞에 마련한 3층 건물은 강당도 없고 운동장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 1965년 백남조 장로님의 헌신으로 총신대가 사당동캠퍼스 시대를 열었다. 정말 고귀한 헌신이다.

백 장로님께서 토지라는 캠퍼스를 마련하는 헌신을 했다면, 저는 ‘하나님의 통치’라는 캠퍼스를 마련하고 싶다. 개혁신학의 핵심 중 하나는 왕이신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통치이다. 총장과 모든 교직원, 학생들이 마음과 삶에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영역이 확대된다면 우리학교는 세계 최고의 기독교대학, 신학대학원이 될 것이다. 이것이 제가 총신에 와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현재 미국의 여러 신학교들은 신학생 급감과 재정 어려움을 타계하기 위한 방안으로 목회자를 총장으로 선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총신이 총장님을 선택한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다. 총신이 당면한 재정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 그렇다.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의 피터 릴백 총장, 카버넌트신학교의 토마스 깁스 총장, 칼빈신학교 줄리어스 메덴브릭 총장은 모두 목회자 출신이다. 이것은 목회자 총장이 목양의 심장으로 교직원과 학생들을 돌보고, 경영과 모금을 잘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자원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며 기도이다. 학교의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 먼저 하나님을 믿고 기도해야 한다. 우리 믿음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실 것이다. 또한 우리는 총회라는 중요한 자원이 있다. 우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직할대학이다. 1만2000 교회, 170여 노회, 220만 성도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재정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첫째, 이미 학교가 재정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서 애쓰고 있지만, 마른 수건을 짜는 심정으로 조금 더 살펴서 절약할 부분들을 발견하고 개선하겠다.

둘째, 전임 이재서 총장님께서 재정 확보를 위해 노력하시고 그 성과에 감사드린다. 저는 동창 개인회원 및 성도 개인회원, 교회회원, 노회회원, 특별회원으로 나누어서 모금하려고 한다. 1년 내내 전국 교회를 저와 교수들이 방문해 총신 사랑을 호소하고 도움을 받고자 한다.

개인회원(동창회원, 성도) 확보 목표는 10만 명이다. 10만 명이 매월 1만 원을 후원하면 월 10억이고, 연간 120억이다. 올해는 30억, 내년에는 60억, 후년에는 90억, 임기 말에는 120억 모금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교회회원은 우선 1000 교회가 목표다. 노회회원의 목표는 노회에서 위탁한 신대원생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을 주는 것이다. 특별회원은 기업을 하시는 분들과 유산을 기부하시는 분들이 후원하시는 것이다. 충현교회 김창인 목사님의 사모인 박명식 사모님은 10억을 발전기금으로 기부하신 적이 있다. 이런 헌신들이 이어지면 좋겠다.

그동안 후원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일도 미흡한 적이 많았다. 후원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후원자의 밤도 열어서, 후원하신 분들이 명예롭게 여기고 기쁨으로 헌신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다.

대담=김관선 주필
대담=김관선 주필

작년부터 총신신대원은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현재 상황이라면, 2024학년도 신입생도 미달될 것으로 예상한다. 총신대 학부 역시 입학생이 줄어들고 있다. 이것은 총신을 넘어 총회와 목회현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 신대원은 미달이 되었지만 대학은 아직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총신대 입학경쟁률은 21학년도 4.24대 1, 22학년도 수시 4.05대 1, 23학년도 4.10대 1이다.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나 이 기조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신대원의 미달 문제는 매우 복합적인 원인에서 기인한 것이다.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각, 한국교회의 영적 은혜의 저하, 목회를 힘들어 하는 MZ 세대의 특징 등 여러 문제들이 맞물려 있다.

그럼에도 오늘의 한국교회 부교역자를 준비하는 것과 미래의 담임목사를 준비하는 것, 세계 선교를 위한 선교사를 준비하는 일은 너무나 중요하기에 돌파구를 만들겠다. 이것을 기도제목 형태로 말씀드리고 싶다.

첫째, 한국교회와 세계선교의 미래 지도자가 소명 받아 총신에 많이 가게 하옵소서.

둘째, 경건과 신학과 현장 목회에 도움이 되는 커리큘럼을 잘 준비하여 신학생들이 오고 싶은 총신 되게 하옵소서.

셋째, 교수들을 더 탁월하게 하시고, 우수 교수들을 초빙하여 제대로 신학을 배우려면 총신으로 가야한다는 마음을 가지게 하옵소서.

넷째, 교회마다 신대원 갈만한 사람을 기도하며 격려하여 파송하게 하옵소서. 노회마다 적어도 신대원생 1명을 보내는 운동이 일어나게 하옵소서. 총장이 전국 교회와 청소년 청년 집회를 다니면서 총신대학과 신학대학원 학생 모집하게 하옵소서.

다섯째, 신대원 다니는 전도사들을 교회와 노회가 전액 장학금을 주게 하옵소서.

지난 5월 31일 총신신대원 양지캠퍼스에서 총장 취임예배를 드릴 때, 임기 중에 신대원생 전액 장학금 지급을 선포했다. 앞서 언급한 총신신대원 신입생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신학생 자질하락 및 목회소명의 하락도 우려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첫째, 영적 부흥이 가장 중요하다. 새벽기도회와 채플, 그리고 수요저녁예배에서 부흥을 경험하도록 기도하며 준비하겠다. 둘째는 담임교수제의 실질적인 실시이다. 현재 담임교수가 맡고 있는 신대원생이 50~60명으로, 경건생활과 학업을 지도하기에 미흡한 점이 있다. 교수님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연구와 수업 등을 하다보면 지도에 어려움이 있다. 한 학급의 인원을 적정수준으로 줄여서 신대원생의 경건과 학업지도, 나아가 교회 사역 연결 및 지도, 졸업 후에도 좋은 멘토가 되는 평생담임교수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렇게 되면 자질과 소명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본다.

셋째는, 담임목사님들의 멘토링이 필요하다. 사역의 현장에서 부흥을 경험하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것이 목회자에게 부흥의 DNA가 된다. 이 경험으로 담임목회를 할 때 교회를 제대로 섬길 수 있다.

총회 정치와 관련한 문제도 총장으로서 해소해야 할 사안이다. 목회할 때 몸담았던 교회갱신협의회와 관련해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총신과 총장을 너무 정치적으로 보는 시각이 안타깝지만, 이런 관점 역시 해소하고 변화시켜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가장 중요한 것은 앞에 말한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학교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총회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우리는 원팀이 돼야 한다. 제가 교갱협 출신이지만 총장이 되는 순간 모두의 총장이 될 것이다. 인사에 있어서도 공정하게 인사관리를 할 것이다. 어떤 모임에도 가서 목사님들을 만나고 누구라도 부르면 달려가겠다. 학교를 책임지는 장으로서 하나님의 통치가 아닌 부분들이 학교에 들어오지 않도록 할 것이다.

아울러 총신이 정치가 아닌 총회의 미래를 위한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도와달라.

현재 총신대가 당면한 문제를 보면, 총장으로서 얼마나 힘이 들까 걱정될 정도다. 앞으로 4년 동안 쉼 없는 기도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전국 교회가 총장을 위해, 총신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 지금까지 총회와 전국 교회가 총신을 사랑하신 것처럼 계속 사랑해 주시길 바란다.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부흥이다. 영적으로 살아나야 우리 인생도 교회도 총신도 산다. 총신의 부흥을 위해 기도해 달라. 두 번째로 개혁신학의 기조 아래에서 미래의 교회와 사회 지도자를 키워낼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만들도록 기도해 달라. 세 번째로 총신대가 교육부 평가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 대학은 취업률이 중요하다. 교회들이 신학생들에게 4대보험을 제공하면 큰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 기도해 주실 것이 50년 넘은 기숙사 재건축이다. 지금 학생들이 다리도 펴지 못하는 침대에서 자고 있다. 전에 기숙사를 건축하려 했을 때, 재정이 아니라 지역민원 때문에 실패했다. 도서관도 너무 열악하다. 기숙사와 중앙도서관 건축을 위해 기도해 달라.

정리=박민균 기자    min@kidok.com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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