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이재서 총장이 부임했을 때 총신은 그의 표현대로 부도난 기업과 같았다. 이사회가 해산돼 임시이사체제에 들어가고 수업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아울러 총회와의 관계도 불편해 재정 지원도 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정상화를 위한 노력 끝에 임시이사체제에서 조기에 정관개정을 하면서 총회와의 관계를 정상화했다. 특히 효율적인 학교 운영을 위해 방만한 존재하던 부서와 보직을 정리하면서 1억3600만원의 경비 감소 효과도 보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재서 총장은 학교의 재정위기를 방방곡곡에 알리는 등 전국을 누볐고, ‘백만기도운동기금’, ‘천사모금운동’ 등을 통해 재임 4년 동안 161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가진 신체적 장애를 뛰어넘어 거의 매주일마다 전국 교회를 뛰어다닌 결과다.

이제 새로운 박성규 총장이 그 뒤를 이었다. 그 또한 학교를 깊숙이 들여다볼 텐데 획기적 변화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가 가진 역량을 총집중하여 ‘총장 펀드’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좋은 이미지를 쌓아온 신임 총장은 전국 교회와 총회를 상대로 학교의 발전이 총회의 발전이고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큰 발걸음이라는 것을 설득할 수 있을 줄 믿는다. 이미 총장의 취임식에서도 그런 의지를 엿보았다.

전국 교회도 다짐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총신대학교의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총장의 열정과 헌신을 뒷받침할 큰 힘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을 위해 총회는 실제로 주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총회가 움직이면 개교회도 학교의 미래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다.

새 총장 취임의 긍정적인 분위기에 동력이 더해져 총신에 대해서도 새로운 희망의 눈으로, 그리고 보다 멀리 바라보기를 바란다. 그래서 총회 산하 교회가 반드시 해야 할 공동의 과제에 교단이 가진 모든 힘을 모아주기를 바란다. 한국교회가 새롭고 든든하게 일어서는 것은 어느 한 사람이나 특정 교회, 그리고 특정 직책에 앉은 인사의 책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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