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힐링 카페 ‘해오름’
이영범 목사, 박미자 사모
10여 년간 마음 힘든 이웃 섬겨

“I will give you rest.” 강화도 양사면에 있는 해오름은 마음과 몸이 지친 ‘이웃’을 위한 공간이다. 1년 내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카페와 문화 공간으로 아픔을 보듬고 소망을 품는 사역을 10여 년간 소박하게 이어오고 있다.
“I will give you rest.” 강화도 양사면에 있는 해오름은 마음과 몸이 지친 ‘이웃’을 위한 공간이다. 1년 내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카페와 문화 공간으로 아픔을 보듬고 소망을 품는 사역을 10여 년간 소박하게 이어오고 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매일 부대끼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나 숨을 돌릴 수 있는 곳. 몸과 마음을 편히 누일 수 있는 곳을 찾아 길을 나설 때가 있다. 여행이 아니라 쉴 곳을 찾는 발걸음. 그런 이들을 환대하며 따끈한 커피와 다과를 내오는 손길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흐느끼는 어깨를 토닥여 주는 곳, ‘해오름’이다.

“필승. 신분증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해오름(인천 강화군 양사면 덕하로 176번길 31-88)은 철책선이 이어지는 강화도 북쪽, 농로를 지나 야트막한 야산에 위치해 있다. 도시에서 먼 곳은 아니지만 제법 멀리 떠나온 느낌을 갖기에 충분하다. 도착하면 객들의 시선이 해오름 현판에 잠시 머문다. 쉼을 주시겠다(마 11:28)는 예수 그리스도의 약속. 해오름은 쉼터, 무료 카페, 해오름 힐링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방문하신 분들이 해오름을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러 주십니다. 해오름은 아픔이 있는 분들이 오셔서 편히 머물다 쉬어 가시는 작은 동산이며 교회이자 카페입니다.”

이영범 원로목사
이영범 원로목사

해오름지기 이영범 목사(79)의 말이다. 이 목사는 서울 구로동 동광교회의 원로목사로 10여 년 전, 해오름을 세웠다. 박미자 사모와 함께 하루 약 10명의 손님을 맞는다. 모두 생면부지의 사람들로 공통점은 하나다. 저마다 마음에 묵직한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인생이라는 것. 해오름에 오르는 방문객은 연거푸 감탄사를 연발한다. 아름다운 정원과 작은 교회, 그리고 성탄 캐럴이 흘러나오는, 동화처럼 예쁜 크리스마스 카페에서 편안한 쉼을 맛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목사 부부와 나누는 커피 한잔이 공감과 위로의 힐링을 맛보게 한다.

“아픔 없고 문제없는 인생은 세상 어디에도 없어요. 그런데 하나님은 문제를 통해 전혀 예상 못 한 해법을 주십니다. 아픔을 문제로만 보지 않고 꿈으로 바꿔야 하는 이유입니다.”

해오름 역시 이 목사 부부의 아픈 꿈에서 비롯됐다. 동광교회를 개척한 그해, 하나님께서 주신 막내딸이 자폐증을 안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가난한 목회자는 하나님을 원망했다. 해외 입양을 고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놀랍게도 원망은 소원 담은 간구로 바뀌었다. “저는 딸과 같은 장애아들이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장애인 사역의 꿈을 갖게 됐습니다. 장애인 부모로 설움과 아픔을 겪던 아내는 같은 아픔 속에 있는 이들을 위한 힐링 공간을 꼭 세우겠다는 꿈을 가졌습니다.”

이영범 목사(사진 오른쪽)와 박미자 사모 부부는 30년 전부터 힐링 쉼터의 꿈을 꿨다. 부부는 해오름을 찾는 모든 사람들을 무상으로 섬기고 있다. 

30년 후, 부부의 꿈은 모두 이루어졌다. 지적 장애인 복지시설 ‘해뜨는집’(홍천)에 이어 힐링쉼터 ‘해오름’이 세워졌다. 모든 과정과 결실이 하나님의 열심이었고 은혜였다. “마음이 힘든 개척교회 목사님과 사모님, 선교사님들이 많이 찾아오세요. 물론 불신자들도 많습니다. 울고 웃는 시간 속에 쉼을 얻었다고 고백하는 분들을 뵐 때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해오름은 누구에게든 365일 열려 있다. 이영범 목사와 박미자 사모는 마음이 힘든 이들을 언제나 반갑게 맞이하는 좋은 이웃이 되고 싶다.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그 속에 숨겨진 꿈을 찾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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