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광민 교수총신대 통일개발대학원
하광민 교수
총신대 통일개발대학원

오는 7월 27일, 1953년 6·25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70년이 된다. 지난 70년 동안 한반도는 남북분단으로 인한 소모적인 논쟁과 갈등으로 점철되어 왔다. 남북 상호간에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정복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했다. 1968년 김신조 침투사건,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1996년 강릉 무장공비사건은 물론이고 2010년 연평도, 천안함 피격사건 등이 있어왔다.

한편으론 남북 상호간에 평화를 위한 교류와 협력 시도 역시 존재했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 시절부터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건설을 통한 남북 상호간의 인적교류와 인도적 지원사업이 시작됐다. 이를 통해 남북 상호 신뢰회복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문제는 남북당사자 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제정세에 영향을 받는 세계적 구조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반도의 분단이 미소 냉전의 산물이었다면, 1990년대 초 소련의 붕괴로 인해 많은 동구권 나라들이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의 체제전환을 이루었던 시기가 남북통일의 결정적인 시기였다는 아쉬움이 있다.

소련이 사라진 자리에 이제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 시절부터 ‘아시아 회귀정책’(Pivot to Asia)을 외치며 미중 갈등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지난 트럼프행정부 시절부터 미중은 세계패권을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을 경제 분야에서부터 시작했다. 반도체동맹을 위시로 하여 쿼드(QUAD), 오커서(AUKUS) 동맹 등 군사적 압박을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이에 맞서 군사력을 증대하는데 올해만 하더라도 7% 증액한 290조원을 편성하였다. 아직까지는 미국의 1/4수준이지만 점차 군사적 긴장감은 높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및 세계 정세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미중 양국은 패권경쟁에 있어서 상호간에 원만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기를 바라겠으나 역사적으로 그런 일들은 많지 않았다. 하버드대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이를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고 부르는데 역사적으로 신흥강국이 기존 패권국에 도전하는 16개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12개는 전쟁으로 귀결되었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미중의 패권경쟁은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미군 장성은 2025년을 언급하고, 어떤 이는 시진핑의 3연임을 가르는 2027년을 말하기도 한다.

향후 한반도는 1945년 해방이후의 열강에 의한 분단, 1990년 초의 소련 붕괴 이후에 있었던 세계 재편기를 지나고 새로운 전환기에 서 있다. 미중의 패권전쟁은 향후 한반도가 통일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영원한 분단국가로 남을 것인가를 가르는 중요한 외부적 변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부적 요소가 있다하더라도 내부적 구심력은 더욱 필요하다. 소련 붕괴 이후 서독과 동독은 내부적으로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고, 그 힘으로 통일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지금 우리 한국사회는 어떠한가? 통일을 바라는 국민적 염원이 점점 식어지고 특히 젊은 층은 26% 정도(서울대 2022년 조사)만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한국교회는 북한교회에 대한 영적 책무가 있다. 한국교회가 통일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교회 내 통일교육을 실시함으로 통일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할 필요가 있다.

향후 5년은 우리 현대민족사에서 매우 중요한 분수령이 될 역사적 전환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시대적 전환기를 인식하고 한국교회가 통일운동과 북한선교에 앞장서는 깃발을 올리기를 소망한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