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택 목사발안제일교회
김종택 목사발안제일교회

세계 모든 나라들은 역사와 문화를 기초로 한 국가를 상징하는 국기(國旗)가 있고 그 나라의 국가(國歌)가 있으며 국화(國花)가 있다. 우리나라의 국기는 음과 양, 건곤감리(乾坤坎離)의 뜻을 가진 태극기요 국가는 애국가, 국화는 무궁화이다.

우리 교단 총회장을 지내신 고(故) 안중섭 목사는 1947년 강원도 횡성 공군교회 전도사로 시무할 때 국기에 대한 배례(拜禮)에 대해 ‘국기를 우상화하여 숭배할 수 없다’고 반대운동을 벌였다. 이로 인해 10년 구형을 받고 수감생활을 했으며 이 사건이 사회문제가 되어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하여 주목!’으로 변경케 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신앙의 절개를 지켰던 유명한 일화다. 필자의 스승이기도 했던 고 안중섭 목사는 신앙의 자유를 찾아 월남한 분으로서 누구보다도 반공정신이 투철하고 말씀을 실천한 신앙의 귀감이며 애국자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사회에서나 교회에서나 가정에서 국기에 관한 관심이 점점 식어지는 안타까운 모습을 우리는 직시하고 있다. 무궁화! 우리나라의 국화, 무궁 무궁한 꽃, 무궁화에 담겨진 이야기는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며 애국심을 새롭게 해 준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왜구들은 자기 나라의 국화였던 사쿠라(벚꽃)를 조선 땅에 보급하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지금도 우리들은 변절자, 사기꾼, 야바위꾼을 사쿠라라고 부른다.

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 민족의 불굴의 상징, 민족혼이 담겨져 있는 우리나라 꽃, 무궁화 보급 운동에 목숨을 걸었던 이 가운데는 한서 남궁억 장로도 있었다. 당시 조선의 조정은 당파싸움은 물론이요, 을사오적 매국의 친일파 세력, 친중파, 친러파로 갈리웠으며 조선 땅은 일본과 청나라의 싸움터가 되어 살육과 수탈의 쓰라린 고통을 겪고 있었고 조선 민족의 통곡과 분노는 산천을 울리고 하늘을 진동시켰다.

애국자 한서 남궁억 장로는 1863년 12월 27일 한성부 서부 서소문계 왜송골(현재의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동)에서 출생했다. 1918년 일제에 빌붙어 자신의 유익을 위해 살 수는 없다고 결심하고 강원도 홍천군으로 내려가 교회와 모곡학교를 설립했다. 무궁화 보급 운동을 전개하고 찬송가 580장을 작사했으며, 또 100여 곡의 애국가요를 직접 지어 보급했다.

독립운동 비밀결사대인 십자당(十字黨)을 조직해 독립운동을 펼치다 투옥되어 옥고를 치렀다. 그 후유증으로 1937년 77세의 나이에 대한독립을 보지 못하고 소천했다. 감옥에 수감될 때 심문을 하는 간수가 “무궁화 예찬시는 무엇을 나타내는가?”라는 질문에 “무궁화는 뿌리가 강하고 꽃은 2~3개월 동안 피어 있어서 조선 민족을 대표하고 있으니 조선 민족도 이 무궁화처럼 영원히 번창하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무궁화 삼천리는 조선 민족과 조선의 산야(山野)를 찬미하고 그것을 자랑하는 노래이다”라고 답했다.

“금수강산 삼천리에 각색초목(各色草木) 번성하다. 춘하추동 우로상설(雨露霜雪) 성장 성숙 차례로다. 초목 중에 각기 자랑 여러 말로 지껄인다. 복사오얏 번화해도 편시춘(片時春)이 네 아닌가. 더군다나 벚지 꽃은 산과 들에 번화해도 열흘 안에 다 지고서 열매조차 희소하다. (중략)

특별하다. 무궁화는 자랑할 말 하도 많다. 여름 가을 지나도록 무궁무진 꽃이 핀다. 그 씨 번식하는 것 씨 심어서 될뿐더러 접 부쳐도 살 수 있고 꺾꽂이도 성하도다. 오늘 한국 삼천리에 이 꽃 희소 탄식말세 영원 번창 우리 꽃은 삼천리에 무궁화라.” (<무궁화 예찬시> 남궁억)

한서 남궁억 장로는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하나님 주신 동산 봄 돌아와 밭 갈 때니 사방에 일꾼을 부르네”(찬송가 580장)라는 찬양 가사를 붙였다. 여기서 “봄 돌아와”는 우리 민족의 해방의 봄을 상징하는 뜻이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며 소나무, 주목나무를 좋아하며 정원 가꾸기를 꽤나 좋아하는 필자도 이제부터 무궁화를 심고 보급하며 남궁억 장로님을 기억하리라 다짐해본다. “내가 죽으면 무궁화나무 밑에 거름 되게 하라. 무궁화가 만발하게 하라. 이젠 너희 차례다”, “봄 돌아와 밭 갈 때니 사방에 일꾼을 부르네”(남궁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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