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시련 속에서 90년 이어와
2018년 윤상덕 목사 부임 후 안정세
90주년 기념예배 및 임직식 등 행사

일산교회는 이웃 구제에도 열심을 내고 있다. 동해안 산불 이재민 돕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 튀르키예 지진 이재민 구호 등에도 나섰다. 윤상덕 목사(오른쪽)가 3월 12일 GMS 박재신 이사장에게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구호헌금을 전달하고 있다. 일산교회는 90주년 기념으로 교회 사랑 그림 공모전, 작사 공모전, 사행시 공모전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가을에 [일산교회 90년사]를 출간할 계획이다.
일산교회는 이웃 구제에도 열심을 내고 있다. 동해안 산불 이재민 돕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 튀르키예 지진 이재민 구호 등에도 나섰다. 윤상덕 목사(오른쪽)가 3월 12일 GMS 박재신 이사장에게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구호헌금을 전달하고 있다. 일산교회는 90주년 기념으로 교회 사랑 그림 공모전, 작사 공모전, 사행시 공모전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가을에 [일산교회 90년사]를 출간할 계획이다.

아브라함의 아내로 ‘여러 민족의 어머니’가 된 사라의 인생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적어도 90세가 되기 전 25년여의 시간은 그러했다.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멀고도 낯선 가나안 땅에 정착하던 여정이며, 가나안 땅에 정착하고도 10년 넘게 아이를 갖지 못해 좌절했던 밤이며, 남편의 아기를 밴 여종 하갈에게 멸시를 당한 일이며, 눈물과 한숨 가득한 시간들이 많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끝까지 사라를 주목하셨고, 그 은혜 가운데 그는 마침내 90세에 이삭을 낳고, 자신을 통해 하나님이 행하실 역사를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게 됐다.

1935년 6월 9일 일산교회 예배당 건축 기념사진
1935년 6월 9일 일산교회 예배당 건축 기념사진

역사가 오래된 교회들이 흔히 그렇듯 일산교회(윤상덕 목사)의 지난 90년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1933년 4월 16년 설립된 일산교회는 미국 북장로회 출신 에드워드 밀러(한국명 밀의두) 선교사가 초대 당회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 내에서 역사와 전통이 남다르다. 그러나 서울과 맞닿아 있는 탓에 일제강점기와 6·25한국전쟁 때 혹독한 시련을 겪었고, 90년 동안 17명의 담임목사가 거쳐 간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내적인 시련과 갈등도 없지 않았다. 2000년 4월에는 이웃한 양정교회와 합병을 했는데, 의도치 않게 합병으로 인한 후유증도 있었다. 다행인 것은 2018년 4월 윤상덕 목사가 18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후 그동안의 갈등이 조금씩 수그러들고, 상처가 봉합돼 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의 갈등과 아픔, 불안정감을 알기에 윤 목사는 무엇보다 성도들의 상처를 싸매고 화합을 도모하는 데 힘썼다.

일산교회는 윤상덕 목사 부임 이후 임직자들에게 정액의 헌금을 받던 관행을 없애고, 도리어 헌신해야 할 임직자들에게 가족사진촬영권 등을 선물하고 있다. 윤상덕 목사(가운데)와 당회원들이 4월 22일 임직식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일산교회는 윤상덕 목사 부임 이후 임직자들에게 정액의 헌금을 받던 관행을 없애고, 도리어 헌신해야 할 임직자들에게 가족사진촬영권 등을 선물하고 있다. 윤상덕 목사(가운데)와 당회원들이 4월 22일 임직식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부임하면서 ‘사랑하는 교회, 훈련하는 교회, 섬기는 교회’를 핵심 가치로 내걸었어요. 설교를 시작할 때도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를 가장 먼저 합니다. 그간 적잖은 갈등과 아픔이 있었지만, 하나님과 교회를 사랑하는 장로님들과 성도들의 기도와 헌신 덕분에 아름답게 90주년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교회의 안정은 자연스레 부흥으로 이어졌다. 신도시 특성상 이주 인구가 많고, 또 윤 목사 부임 후 2년이 채 못돼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난관에 맞닥뜨렸지만 그 가운데도 일산교회는 성장을 거듭했다. 윤 목사 부임 당시 800명 가량이었던 주일예배 장년 출석 인원은 현재 1200명으로 늘었고, 지난 5년 동안 등록한 새가족만 700명이 넘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새가족 등록자의 90% 가량이 정착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90주년 기념주일에는 교회당에 인생네컷 사진 기계 석 대를 설치해 행복한 교제 시간을 가졌다. 주일학교 아이들이 인생네컷 사진을 찍고 즐거워하고 있다.
90주년 기념주일에는 교회당에 인생네컷 사진 기계 석 대를 설치해 행복한 교제 시간을 가졌다. 주일학교 아이들이 인생네컷 사진을 찍고 즐거워하고 있다.

“교회당 건너편으로 전국 3대 학원가 중의 하나인 후곡학원가가 있어요. 그러다보니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면 한 달 전부터 교회학교 출석이 절반가량 줄더라고요. 부임한 해부터 모든 교역자들을 풀타임으로 바꾸고, 학원 마치는 시간에 맞춰 밤 10시부터 심방을 가도록 했어요. 다음세대를 세워가는 것이 교회 미래를 세워가는 일이죠.”

윤 목사와 교회학교 사역자들이 힘써 노력한 결과 교회학교 출석도 35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여름성경학교 때는 코로나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90년 역사상 가장 많은 아이들이 교회를 찾았다.

올해 교회 설립 90주년을 맞이하면서, 일산교회는 ‘은혜의 90년, 100년 넘어 영원으로’라는 표어를 내걸었다. 단순히 90주년을 기념하는 한 해가 아니라, 은혜의 90년과 다가올 100년을 잇는 감사의 한 해로 삼자는 생각이었다. 특별히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복을 다음세대와 지역 교회, 세계 열방으로 흘려보내는 한 해이고 싶었다.

그 첫걸음으로 지난 90년 동안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은혜를 확인하고 기억하자는 의미로, 그간 일산교회에서 부목사 등으로 섬겼던 담임목회자들을 강단에 세웠다. 1월 새해은혜집회 때 박근필 목사(부산 동삼중앙교회 원로)가 선 것을 시작으로, 총신대 함영주 교수가 강단에 섰으며, 4월 22일 임직식 때는 일산교회와 같은 서울북노회에서 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 세 명이 순서를 맡았다.

교회에 베푸신 복을 다음세대에 흘려보내자는 생각으로, 90주년 기념주일인 4월 16일에는 인생네컷 사진, 제기차기, 팝콘과 슬러시 기계 등 다음세대가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여러 부스를 설치하고, 뮤지컬도 두 편 공연했다. 또 교회학교 아이들은 물론 교회가 협력하고 있는 여러 기관의 아이들도 초청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윤상덕 목사가 주일학교 아이들을 시상하고 있다.
윤상덕 목사가 주일학교 아이들을 시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12가정에 90만원짜리 여행패키지를 선사하고, 파송 선교사와 협력 선교사 24가정에 90주년 기념으로 헌금 90만원씩을 전달했다. 또 ‘90주년 기념굿즈’를 제작해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 주민들을 위한 연탄나눔헌금으로 사용했다.

4월 22일 임직식 때는 뜻깊은 은퇴식도 함께 거행됐다. 오랫동안 은퇴식이 없었던 터라, 은퇴한 지 20년이 지난 노(老)권사를 포함해 41명의 은퇴자들은 공로패를 전달받으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고, 성도들은 한마음으로 선배들의 수고와 섬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윤상덕 목사가 90주년 기념예배에 참석한 아이들과 인사하고 있다.
윤상덕 목사가 90주년 기념예배에 참석한 아이들과 인사하고 있다.

비 온 뒤 땅이 굳듯, 일산교회는 90주년을 계기로 더욱 사랑하고 화합하며, 교회 비전인 제자훈련과 소그룹 사역, 그리고 다음세대 양육에 매진할 계획이다. 윤상덕 목사는 “올해 교회 주제를 ‘경외’로 삼았다. 영원하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분만을 경외하는 교회가 되자는 다짐”이라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산교회 새로운 100년의 시작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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