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피교수, 다양한 자료 접근시도/<칼빈신학과 목회사역 출간 예정>

『칼빈에 대한 역사적 연구는 칼빈의 일차 문헌을 벗어나 당시의 사회적 상황을 충분히 담고 있는 기록들, 곧 시의회 기록, 재판 기록, 외교 문서 등을 통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제7회 국제칼빈학술대회 둘재날 저녁 주제강연 「1541-1557년, 칼빈의 삶과 경력에 관한 새로운 출처와 사고들」에서 내피(W.G.Naphy, 아버딘) 교수는 칼빈이 제네바에 재입성한 1541년부터의 행적을 더욱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시의회 기록이나 재판문서 등을 분석자료로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피 교수는 당시 발생했던 사건」들을 예로들어 당시 칼빈의 생각과 태도에 담겨있던 새로운 의미를 해석해냈다. 사례 한가지. 칼빈과 뻬렝(Perrin)의 오래된 갈등이 표출된 하나의 사건 정도로 쉽게 해석되어 온 「제네바 수비대의 옆이 트인 제복 사건」을 네피 교수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제네바 수비대장인 뻬렝은 「옆이 트인 제복」 착용을 건의한다. 칼빈은 설교를 통해 「불필요한 사치이며 저속한 복장」이라며 반대한다. 「칼빈저작」에 들어있는 반대이유는 이렇게 간단하다. 그러나 네피 교수는 뻬렝이 새 제복으로 개인적 이득을 챙기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것을 밝힌 당시 시의회 기록과 당시 제네바가 「스위스연맹」에 가입하려던 때였다는 정황을 근거로, 칼빈이 뻬렝에 반대한 「숨겨인」 이유를 제시한다. 옆이 트인 제복을 착용하는 스위스 군인들처럼, 제네바 군인도 그런 제복을 착용, 가시적인 동맹가입 의사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 내피 교수가 밝힌 뻬렝의 또다른 의도였다. 그러나 「프랑스인」 칼빈은 제네바가 스위스동맹에 가입하는 것보다 프랑스와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길 원했다. 결국, 「불필요한 사치」라는 표면적인 반대이유 이면에는, 또다른 어쩌면 「진짜」 반대 이유가 있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칼빈이 「스위스풍 제복이므로 반대한다」고 직접 말하지 않은 것은 칼빈과 그의 이민 동료들의 「친프랑스적」 태도에 대해 당시 제네바 시민들이 반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내피 교수는 부연한다.


제7회 세계칼빈학술대회는 미국과 독일 등 10여개국 100여명의 세계적 칼빈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횃불선교센타와 장신대,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 등에서 8월 25일부터 29일까지 열렸다. 특히 이번 한국 대회는 처음으로 칼빈주의 본마당을 벗어난 탈서구 대회였다.


내피 교수의 강연을 비롯 주제강연은 4박 5일간 아침 저녁으로 8차례 있었으며, 13개의 그룹세미나가 열렸다. 한국에서는 한철하 교수(칼빈연구와 한국교회)와 이양호 교수(초기 칼빈과 후기 칼빈-신학의 변화)가 개회강연과 그룹세미나에서 각각 한차례씩 발표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학자들과 청중들은 27일 저녁 강연을 한 미국의 킹든 교수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킹든은 일제시대 105인 사건에 연루됐던 선교사 매큔(McCune, 尹山溫)의 외손자. 특히 킹든은 그의 강연 「정부에 대한 저항에 관한 칼빈의 입장」에서 가톨릭 프랑스에 맞선 칼빈파의 항거와 일제와 그들의 우상숭배 항거한 한국 교회의 역사를 이어놓았다.


네덜란드(암스테르담), 스위스(제네바), 헝가리(데브레첸), 미국(그랜드레피드), 스코틀랜드(에딘버러)를 돌아 한국에 온 칼빈 학자들은 대회 첫날 한국 교회와, 특히 1000만 한국 장로교회의 성장의 원동력이 박형룡 목사의 종교적 열성(enthusiasm)이며, 이것은 또한 칼빈에 그 뿌리가 닿는다는 한철하 교수의 강연을 들었으며, 셋째날에는 한국칼빈주의연구소(소장:정성구 교수)외 총신대(총장:김의환 목사)를 방문, 한국 칼빈주의 연구의 견실함을 확인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2002년 미국 대회(프린스턴신학대학교)에서는 칼빈의 로마가톨릭적 배경에 관한 연구에 공통의 관심을 가지자는 의견이 나왔다. 세계칼빈학술대회는 그동안 공통 연구 주제없이 개별 학자들에 의한 개별 연구를 발표해왔다.


이번 한국 대회를 기해 출간 예정이었던 <칼빈신학과 목회사역>은 일부 집필자의 원고가 완료되지 않아 미루어졌다. 이 책은 칼빈학자와 현장 목회자가 각각 한 명씩 짝을 이뤄 공동집필하는 형식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이 책이 완성되면 반우상론, 목회론, 부활론, 교회론 등 20여개의 칼빈사상을 목회사역 현장과 이어놓는 저작이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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