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는 서로를 떼놓고 분열을 만들지만 나눔은 하나를 만든다. 나눔으로써 비로소 하나가 되는 원리, 무엇보다 교회가 세상과 다른 이 나눔의 원리를 안고 출발한 것은 본디부터 세상이 가질 수 없는 힘을 지녀왔음을 의미한다. 무엇을 가졌든 내게 소중한 것이기에 다른 이와 함께 가짐으로 더 큰 것을 소유하는 것이된다.


9년째 농어촌의 후배 목회자들과 설교자료 및 목회정보를 나눠 오고 있는 장경두 목사(65·홍릉교회)에게서도 그런 나눔의 실천이 두드러진다.


『내가 가진 게 성경을 연구하고 깨달은 이 지식 뿐이데 이거라도 필요한 동역자가 있으면 나눠야지.』


그렇게 시작한 농어촌 목회자 초청 수련회. 장 목사의 동기는 그렇게 소박하지만 그의 나눔은 큰 그늘 역할을 한다. 올해는 경제위기 때문에 농어촌 목회자들을 위한 베풂의 자리가 줄어든 탓인지 특별한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어느해보다 많은 160여명의 목회자들이 모였다. 대개 전년에 찾은 사람이거나 다녀간 사람들의 소문을 듣고 온 사람들이다. 제주에서 강원도까지 전국에 걸쳐 초교파로 모여들었다.


장소는 홍릉교회 수양관인 경기도 양문 브니엘기도원. 숙식시설이 그리 편치 않지만 홍릉교회 성도들의 친절한 배려가 있어 훨씬 맘 편한 장소다. 인근 온천에도 함께 다녀오고, 족구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장 목사의 강의로 짜여진다. 매년 장 목사가 직접 제작한 성경 한권씩의 설교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요약만 하더라도 시간이 모자란다. 올해는 사도행전을 나눴다. 물론 장 목사가 홍릉교회에서 설교를 한 자료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에베소서 빌레몬서 출애굽기 등을 이렇게 나눠왔다. 박윤선 목사 곁에서 그의 영향력을 크게 받아 온 장 목사는 과거에도 이같은 설교나눔의 장을 마련해 왔다. 수영로교회 정필도 목사 등이 이 모임에서 큰 도움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뼈대만 넣었어요. 거기에 살을 붙여서 자신의 설교를 완성하면 되는 거지요. 뭐 큰 도움이야 될까만 그래도 이렇게 원하는 이들이 있으니 교회가 어려워도 꾸준히 해 온 일입니다.』


행사 한차례 치르려면 약 1000만원 예산이 소요된다. 1만원 회비를 받지만 참석자 등록을 미리 확인하려는 뜻일 뿐 대부분 경비는 교회가 내놓는다. 영음사 두란노 등 출판사들이 장 목사의 뜻에 동조해서 책을 지원하고, 성도들이 제각각 자신의 가게에서 수건에서 심지어 수도꼭지까지 선물들을 내놓았다. 이런 정성이 담긴 선물 한 보따리를 들고 내려가는 목회자들은 그런 정이 좋아서 다음해도 또 이 시간을 기다린다.


홍릉교회는 농어촌 교회 74개처를 돕고 있으며 24명의 선교사를 후원하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동사무소와 협의해 극빈가정을 돕는 한편 인근 4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의 극빈 학생 40여명에게도 장학금을 지원한다. 이렇게 드는 예산이 전체의 25%를 넘는다. 강남지역과 씀씀이가 다른 강북지역에서, 장년교인 650명의 교회로선 힘겨운 일이다. 그래도 나눔이란 과정을 좇기에 아름다운 일이라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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