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는 [설교], 장로는 [치리·기도·심방·상담]에 주력하길

예장총회(총회장:김준규목사) 소속 교회 교인들은 목사와 장로가 교회를 이
끌어가는데 있어서 역할을 어떻게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할까.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회장:옥한흠목사)는 지난 3월8일부터 17일까
지 열흘간 수도권 50개 교회 1천8백49명(목사 1백6명·장로 63명·평신도 1
천6백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뒤 그 결과를 4월8일 발표했다.
'한국 장로교회 교인들에 대한 의식조사'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장로교
회에 대한 인지도 △당회에 대한 의식 △목회자에 대한 의식 △장로에 대한
의식 △장로교회의 미래에 대한 인식 등 총 17문항으로 구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장로교회 교인들은 '설교'(67%)를 목사가 해야 할
가장 큰 역할로 꼽았다. '기도'(12%)와 '성경연구'(8%) 등에 대한 답변은
상대적으로 미약한 편이었으며, '재정모금'이나 '교회건축' 등에 대해서는
단 한 사람도 답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즉 교인들은 목회자가 영성있는
설교를 하기 위해 전념하기를 바라지, 재정이나 건축문제 등 행정적인 부분
에 주력하는 것에 대해서는 원치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교회에서 장로의 역할 중 가장 우선순위가 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
가'라는 질문에 '치리'(29%)와 '기도'(27%)가 비슷한 비율은 보였으며, 심
방과 상담(20%)이 다음을 차지했다. 총회 헌법 제5장(치리장로) 4조(장로의
직무)에 명시된 '…목사와 협동하여 행정과 권징을 관리하며…' '…양무리
를 선히 권면하고…' 교우를 심방하여 위로 교훈 간호한다' '교인의 신앙을
살피고 위하여 기도한다' 등의 조항을 상당히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으
로 드러났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 두가지 있다. 하나는 '개교회에서
목사가 유고시 장로가 설교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
에 대한 답변 분포도이며, 또 하나는 '당회원(목사·장로) 시무기간과 신임
여부'에 대한 물음의 응답 분포도다.
첫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비
율이 49%를 보였고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비율이 42%로 나타나 비
교적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각 직분별로는 상당한 차이점을 드러냈
다. 장로의 65%, 집사의 51%와 평신도의 52%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데
비해 62%의 목사가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현재 총회 헌법(5장2조 장로의
권한)에 의하면 '강도와 교훈은 그의 전무 책임은 아니나…'라고 나와 있어
특별한 상황하에서 장로의 설교를 허용할 수 있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
다.
두번째 질문에 있어서 '일정기간이 지난 후 담임목사의 계속시무 투표제
도가 필요한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57%가 찬성의 뜻을 보였으며, '장로
의 시무를 임기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하는 물음에 54%가 긍정적인 견
해를 보였다. 이 두 물음에 대해 각각 3분의 1만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는
데 이는 현재 '목사 장로 공히 만 70세까지 항존한다'는 총회 헌법의 조항
과는 대조적인 견해를 보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편 교인들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다하지 못
할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성장둔화의 길을 걷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을 '목사
와 교단 지도자의 잘못 때문'(64%)이라고 꼽아, 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불신
이 팽배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교인들은
'장로회 제도가 성경적인 본질과 정치구조를 갖고 있으나 운영에 있어서 문
제가 있다'(40%)고 응답해 '제도'보다는 '사람'에 문제가 더 많은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 가운데서 한국의 장로교회는 앞으로 '성장할 것'
(35%)이라고 답한데 비해 '현상유지 내지 감소할 것'(53%)이라고 분석이
우세해, 장로교회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설문내용 중 '목사와 장로의 계속시무 여부는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난 후 묻는 것이 좋은지', 장로회 정치제도의 운영상에 있어서 운용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했을 때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제대로 묻지 않
아 다소 추상적인 답변이 나오는 등 몇가지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설문조
사는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가 4월28일 '한국 장로교 정치제도 이대
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개최하는 신학심포지엄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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