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컴퓨터. 물과 기름처럼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가지가 절
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예배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컴퓨터를 예배와
교육에 적극 도입하고 있는 교회가 최근 늘고 있다. 그중에서 가히 혁명적
이라고 할만큼 컴퓨터를 예배에 최대한 활용해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한 교회를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 홍제동에 있는 홍성교회(이근수목사)는 주일 오전예배는 물론 저녁
·수요예배, 심지어는 매일 새벽예배에까지 멀티미디어 프리젠테이션 시스
템(MPS)을 활용, 시청각예배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홍성교회 시청각예배 현장을 가보자. 고난주일인 3월23일 주일 오전예배.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해 십자가에 달리실 때까지의 사건을 묘사하는 장
면이 약 6분간 대형모니터를 통해 상영됐다. 이어 이근수목사는 예수님의
부활 전까지의 생애에 대해 설교했다. 예수님의 생애에 대한 설교를 그저
귀로만 들을 때보다 당시 장면을 눈으로 목격하면서 들을 때 그 효과가 어
떨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듯 싶다.
어린이예배 때에는 만화를 동원하는가 하면 기독교인의 윤리에 대해 설교
를 할 때는 이와 관련된 영화장면('투캅스'에서 교회 집사인 한 형사가 범
법행위를 하는 장면 등)을 자료화면으로 내보내기도 한다.
홍성교회 예배당에는 70인치 프로젝션TV가 강단에, 4대의 대형모니터가
예배당 곳곳에 설치돼 있다. 성도들은 TV를 통해 예배실황·순서·찬송가
가사·요약설교·설교와 관련된 영상 등을 보면서 예배를 드린다. 사회자의
인도 없이 자막에 따라 예배순서가 진행되고 성가대가 찬양을 하면 찬송가
가사가 화면에 떠올라 교인들도 찬양에 동참하는 효과가 있다.
예배효과가 좋지만 여기에 따르는 노력은 엄청나다. 첫째, 주일 오전예배
설교자는 최소한 목요일까지 설교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완성된 설교원고를
토대로 전산팀·영상팀·찬양팀 등 예배준비팀이 금요일에 관련장면·음악
·자막 등을 준비한다. 토요일에는 예배팀과 설교자가 리허설을 통해 손발
을 맞춘다. 그야말로 일주일 내내 예배기획에 매달려야 하는 것이다.
이 교회는 2천7백만원을 들여 모든 교역자에게 노트북컴퓨터를 갖추도록
해 주일 오전예배에서부터 주일학교 예배에 이르기까지 시청각예배가 가능
하도록 하고 있다. 장년 출석교인 1천5백명에 비해 주일학생 숫자는 9백50
명에 육박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듯 하다.
홍성교회는 95년 한국교회 최초로 멀티미디어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당
시 국내에 기계가 없어 삼성동 코엑스·세운상가·용산전자상가, 심지어는
KBS 방송국까지 찾아 헤맸다. 다행히도 교회에 이 분야 전문가들이 있어서
그들의 자문이 큰 도움이 됐고, 예배준비팀으로서 자원봉사자들도 있어 지
금은 별 어려움이 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 교회 외에도 많은 교회들이 컴퓨터를 이용한 시청각예배를 드리고 있
다. 부산 신평로교회(이규왕목사)나 성덕중앙교회(김준수목사) 등도 주일저
녁예배나 세미나, 철야기도회, 새신자교육, 주일학교 교육에 컴퓨터를 최대
한 활용하고 있다. 최근 둘로스정보연구소가 주최한 멀티미디어와 목회정보
세미나에는 약 3백명의 목회자가 참여하는 등 컴퓨터를 활용하는 목회에 대
한 관심이 늘어가고 있어, 장차 컴퓨터와 예배는 물과 기름이 아니라 찰떡
궁합이 되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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