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기독교·무슬림 종교분쟁으로 번져 사태 심각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발생한 기독교와 무슬람간의 충돌로 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최악의 종교 분쟁이 벌어졌다.
북부 카두나(Kaduna)에서 발생한 유혈 충돌로 인해 인명 피해 뿐만 아니라 교회 15 여개와 이슬람 사원 8개가 불에 완전히 전소됐으며 학교와 상점들은 사건이 촉발된 21일부터 폐교하거나 임시 휴업을 했다.
이번 사건은 카두나 지역 신문 〈디스데이(ThisDay)〉가 13일자 기사에서 12월 7일 열릴 예정이던 미스 월드 선발대회를 무슬림 단체들이 왜 비난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무슬림 측에서는 “미인 선발대회 참가자들이 성적으로 남성들을 자극을 하고 문란한 분위기를 만든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이 신문의 이시오마 다니엘 기자는 16일자 기사에서 “모하메드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솔직히 말해서 그는 여기 참가자 중 한 명을 아내로 선택했을 것이다”고 말해 무슬림들을 자극했다.
기사가 보도된 이후. 청년 무슬림 단원들은 “모하메드는 위대하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하고 과격한 시위를 했으며 20일 카두나의 신문사 사무실은 화염에 휩싸였다. 국가 최고의 무슬림 기관인 나이지리아 대법원도 대통령 올루세군 오바산조에게 미인 대회 개최를 취소해 줄 것을 요구하고 모독성 기사를 내보낸 신문사에 대해 규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슬람의 라마단이 끝나는 6일 이후로 대회를 미루어 달라고 요구해 결선 대회 날짜를 7일로 확정했다.
무슬림 측의 반발이 점차 심해지자 〈디스데이〉지는 1면에 간단한 공개 사과문을 개재하고 데스크에서 삭제한 내용으로 인해 혼선을 빚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뒤이어 2차에 걸쳐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태는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무슬림 측에서 선제 공격을 한 것에 대해 기독교계도 곧바로 보복에 나섰다. 무슬림 측에서 기독교인을 칼로 찌르고 총격을 가한데 이어 교회 4개가 순식간에 파괴되자 기독교인들도 맞대응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최악의 종교간 유혈 충돌이 발생한 카두나 시는 인구 700만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종교적으로는 무슬림 다수가 소수 기독교도를 억압하는 종교 갈등의 소지가 도사리고 있었다.
더욱이 카두나 시는 2 년전, 기독교와 무슬림 간의 최악의 종교 분쟁을 경험한 바 있다. 이 때 양측 충돌로 2000명이 사망했다.
나이지라의 북부 지방은 이슬람 세력이 강하고 남부는 기독교파가 강세이다. 특히 이번 미인 대회 참가자 중 일부가 북부 지방에서 간음한 혼외 정사로 아기를 낳은 여성에게 가해지는 샤리아 법의 돌처형방법에 대해 참가 불가 선언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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