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인사 60여명…“일부 복음주의자 성경 왜곡, 이스라엘 무조건 지지” 비난


미국 기독교 인사 60여명이 7월 26일 미국 부시 대통령 앞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정한 입장을 취할 것”을 요구하며 공동 서한을 보냈다.
또한 이들은 “미국 복음주의자들 일부가 성경을 왜곡해 이스라엘 정부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번에 공동 서한을 작성하고 서명을 한 인사들에는 풀러신학교 리처드 모우 총장, 작가 토니 캠폴로, 복음주의 인사 라이톤 포드, 덴버 신학교의 버논 그라운즈, 작가 고든 맥도널드, 크리스처니티 투데이 편집장 데이비드 네프, 전 평화유지군 총 감독 존 데렌벡, 윌로우 크릭 교회 교육 목사 존 오드버그, 미국 월드비전 리처드 스데안스 회장, 작가 필립 얀시 등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번 서한에서 60명의 인사들은 일반적인 미국 복음주의의 입장과는 달리 자신들은 이스라엘의 정책을 무조건 지지하는 집단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상당수의 미국 내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성경의 말씀을 왜곡하며 정부의 행동이나 정책을 검토해 보지도 않고 절대적인 지지만을 보낸다”고 말하며 “이런 행동은 성경이 말하는 정의가 아니며 그 결과 불행한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먼저 26일자 서한에서 서명자들은 팔레스타인 자치 국가 설립을 지지했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의 팔레스타인 측의 자살 테러와 폭력 사태를 진정시키지 못한 팔레스타인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뒤이어 이들은 강한 어조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영토 내에 이스라엘 측의 불법적인 유대인 정착촌 문제를 비난했다. “팔레스타인의 땅을 도둑질하고 집과 일터를 파괴하는 행위가 테러가 일어나고 양쪽에 인명 피해가 일어나는 주요 원인이다”고 진단했다.
미국 풀러 신학교의 리처드 모우 총장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가서 6장 8절을 인용하며 “팔레스타인 어린이를 상대로 무력을 행사하고 그것이 성공적인 군사 작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의도 아니고 관용도 아니다”고 비난했다.
위튼 대학교 게리 버즈 교수도 “부시 대통령은 제리 팔웰이나 팻 로버슨 같은 사람만이 미국 복음주의자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일부일 뿐 우리 복음주의자 전체를 대변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서한에 대해 미국 최대의 개신교단 남침례교의 입장은 사뭇 대조적이다. 남침례교 윤리·종교 자유위원회 리처드 랜드 의장은 “이런 비난의 목소리는 허수아비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다시 공격하는 일이다”며 “어떤 복음주의자도 모든 정책이나 행동에 무비판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랜드 의장은 “이스라엘의 모든 행동에 대해 찬성의 입장은 아니지만 이번 편지에서 60여명의 사람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도덕적으로 균등하다고 보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지지 입장을 나타냈다.
남침례교는 이미 올 6월 총회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계의 지지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고 명령에 따르는 것”이라며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이들 남침례교 외에도 미국 내에는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모임’이란 조직이 있어 10만개 교회와 100만명의 미국 기독교인들이 이스라엘을 지지한다. 그리고 이들은 10월 20일을 이스라엘을 위한 기도와 연대의 날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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