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1차회담 결의안 불이행” 기독교대표 불참…종교분쟁 심각


인도네시아 포소(Poso) 지역의 무슬림과 기독교 간의 종교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두 번째 평화협상이 결렬됐다.
8월 11일 팔루(Palu)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최될 예정이었던 이번 협상은 기독교 대표단의 참여 미비로 성사되지 못했다. 11일 회담은 포소의 분쟁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는 인도네시아 사회복지부 유스프 칼라 장관의 중재로 계획됐지만 회담의 주체인 대표단의 참여도가 미비해 허사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기독교 대표단의 불참석은 포소 지역의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외부 중재 노력에 결과적으로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이번 평화회담이 결렬되자 무슬림 대표단은 평화 노력에 기독교인이 힘쓰지 않는다며 맹렬히 비난했다. 양측으로부터 각각 25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으로 무슬림 측은 대부분의 대표가 참여했지만 기독교 대표는 단지 5명만이 참여해 대조를 이룬 것이다.
작년 12월 말리노에서 열린 첫 번째 평화 협상은 성공적으로 이루어 진 바 있다. 이번 기독교 대표단의 모임 불참석 사유를 놓고 첫 번째 회담에 기독교 대표단으로 참여했던 지방의 영향력있는 목사인 레날디 다마니크는 ‘자카르타 포스트’를 통해 “기독교인들은 첫번째 회담에서 조인된 결의안을 무슬림이 어겼다며 더 이상의 평화회담은 필요하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다른 대표단도 “우리는 이번 회담에 참여하지 말라는 다마니크 목사의 요청을 문건으로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은 포소 지역 경찰이 기독교인을 상대로 하는 외부의 공격을 제대로 막아주지 못한 것에 대해 실망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포소 지역은 인도네시아 분쟁 지역 가운데 기독교 원주민과 외부 세력인 무슬림이 대립하는 곳으로 이 지역의 분쟁은 기독교 원주민과 무슬림간의 버스터미널에서 사소한 충돌로 시작돼 겉잡을 수 없을 만큼 확대됐다. 약 2000여명이 지난 2년간의 분쟁으로 사망했으며 아직도 분쟁의 위험이 잔존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기독교 원주민의 피해가 극심해지면서 기독교인 민병대가 구성되고 무슬림 지하드의 보복이 잇따르는 등 분쟁이 끊이질 않았다. 또한 기독교인 측은 지난 2년간의 종교분쟁으로 발생한 7000여명 이상의 난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회담을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중재한 칼라 장관측은 “이번 팔루 회담은 지난 말리노 회담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기독교인의 참석 여부에 관계없이 평화회담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평화 중재단은 포소에서 한 시간 거리인 인근 텐테나(Tentena)등 분쟁 지역을 돌아보며 기독교인과 무슬림 대표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면서 정부주도의 평화 협상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2001년 12월 제 1차 말리노 평화 협상 이후로 포소 지역은 다소 잠잠한 상황이다. 그러나 다시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일부 극우 종교 세력들의 산발적인 공격이 계속되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8월 10일, 오후 4시에 포소 지역 내 두 곳에서 이미 주민들 간의 충돌로 인해 경찰이 동원됐고 바로 전 주에는 버스에서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이탈리아 관광객 1명이 숨지고 승객 4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발생 직후, 포소 경찰은 이 지역에 경찰 병력을 긴급히 파견하는 등 말리노 평화 협정 이후로 대중 교통 수단을 겨냥한 4번째의 공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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