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지역 문집단 반대운동 어디까지 왔나

 지역교계 21일 복음화성회 통해 저지운동 새전기 마련 기대  


여수지역 교계가 문집단에 전면전을 선언한 것은 3년 전인 2003년, 지역개발 사업에 통일교 관련 기업이 뛰어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이다.
 여수시 화양지구의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공사에 문집단 세력이 참여한다는 소식은 지역교계를 발칵 뒤집었다. 소식이 사실일 경우 '순교성지'의 자존심을 지닌 여수지역이 사실상 통일교의 거점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교계지도자들 사이에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수시교회연합회를 중심으로 개발 저지 운동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한국기독교통일교대책협의회 등이 지원에 나서면서 지역교회들을 중심으로 반대운동이 크게 활기를 띄었다. 이처럼 반향이 거세지자 한동안 개발공사 추진이 주춤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교계가 잠시 한숨을 돌리는 사이, 여수시와 통일그룹 산하 (주)일상 사이에 투자협약은 체결되었고 마침내 지난해 11월 29일에는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여수 오션리조트 기공식이 열리기에 이른다.
 국제엑스포 유치에 한 차례 실패한 적이 있는 여수시로서는 2012년 엑스포 유치에 재도전하면서 중요한 기반요소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대규모 숙박시설을 갖출 기회를 놓치기 아까웠을 것으로 보인다.
 교계는 서둘러 대응에 나섰지만 이미 타이밍을 놓친 상황이었다. 벌써부터 개발사업 추진 재개와 관련된 여러 가지 징후가 나타나고 있었지만 저지운동의 중심이 되어야 할 교회연합회는 1년 가까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에 대해 일부 인사들은 "여수시장이 출석하는 교회 담임목사가 교회연합회 회장을 맡으면서 대응 의지를 상실했기 때문"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게다가 일부 주민과 단체들이 "기독교계가 지역발전을 위한 사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악재까지 만났다.
 주변 상황이 이처럼 어렵게 돌아가지만 교계인사들은 여전히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궐기대회와 다양한 방식의 홍보활동을 통해 문집단의 실상과 폐해를 일반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건전한 기업의 개발사업 참여를 독려하여 여수가 '통일교의 메카'로 변질되는 사태를 막아내겠다는 것이다.
 5월 21일 여수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복음화성회는 이러한 지역교계의 의지를 재천명하고, 결의를 다지는 장이기도 했다. 문제는 대사회적 영향력이나 자금력이 달리는 지역교계의 힘만으로 현 상황에 대응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교회 전체의 역량이 여수교계 지원에 모아져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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