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선교부 발자취 탐방
부산진교회, 일신여학교 등
선교사의 순종 발걸음 기억

부산 선교역사 탐방 가이드인 유근영 선교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탐방객들에게 부산 지역 선교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부산 선교역사 탐방 가이드인 유근영 선교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탐방객들에게 부산 지역 선교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부산 땅에서 첫 번째 순직한 선교사가 누군지 아세요? 호주 빅토리아장로교에서 파송한 헨리 데이비스 선교사예요. 폐렴과 천연두를 앓다 1890년 4월 5일 33살의 나이로 죽음을 맞았습니다. 호주 빅토리아장로교는 비통에 빠졌지만 조선 선교를 멈출 수 없었고, 특별히 데이비스 선교사가 품었던 부산과 경남으로 수많은 선교사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교의 역사가 부산 땅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부산 대청교회 이석호 목사의 말이다. 부산 지역 이주민 선교에 앞장서고 있는 대청교회는 2021년부터 부산 지역에 산재한 선교 발자취를 돌아보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름하여 ‘부산 선교역사 탐방 프로그램’. 이석호 목사는 “사실 가까이 살면서도 부산에 수많은 선교 역사와 유적들이 있다는 것을 성도들이 모르고 살아간다”며 “데이비스 선교사 추모비가 있는 부산진교회를 비롯해 부산에 많은 선교 유적지들이 있는 것을 깨닫고 사역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청글로벌미션센터를 통해 사역을 준비해 온 대청교회는 2021년 부산 지역 선교역사를 영상으로 제작해 성도들과 나눴고, 이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선교역사 탐방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호주 선교부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 있는 부산진교회, 일신여학교, 일신기독병원, 왕길지기념관 등을 비롯해 부산기독교선교박물관, 초량교회 역사관, 부산세관 박물관, 장기려 기념관 등 믿음의 선배들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을 찾았다.

선교역사 탐방은 지금까지 1년 3개월 동안 매월 한 차례 이상씩 진행됐다. 처음에는 대청교회 성도들이 주요 대상이었으나, 차츰 입소문을 들은 외부 신청자들도 많아졌다. 탐방 가이드로 섬기고 있는 유근영 선교사(대청글로벌미션센터)는 “선교사들과 선교사 후보생들, 원로목사님 부부, 대청교회가 속한 경평노회 목회자 등 지금까지 200명 가량이 탐방을 했다.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가이드를 해 지루하지 않다는 반응이 많고, ‘부산에 오랫동안 살았지만 이런 곳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며 놀라워하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유 선교사는 또 “탐방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데 때로는 피곤하기도 하지만, 부산 땅에 오셨던 선교사들의 마음을 느끼며 감사와 은혜의 마음이 가득하다는 소감을 들을 때면 보람을 많이 느낀다”며 “누군가의 순종을 통해 복음의 불모지였던 부산 땅에 복음이 전해졌고, 그 복음이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까지 전해졌다는 사실이 감동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석호 목사는 선교역사 탐방은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자, 현재를 위해서도 소중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이 목사는 “1884년 이전 조선 땅에는 복음을 전해 줄 선교사가 없었다. 140년 전 우리나라도 미전도 종족이었다”며 “우리나라 기독교 초기 역사 가운데 부산에서 사역하셨던 선교사님들의 순종을 다시 한 번 기억하는 것이 선교역사 탐방 프로그램의 주된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어 “앞으로 부산 지역뿐 아니라 전국에 있는 귀한 선교 역사들을 탐방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사역을 확장해 갈 계획”이라며 전국 교회의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탐방 문의:유근영 선교사 010-2775-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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