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중 목사(한국농선회 회장)

어느덧 42년째 농어촌 목회와 선교의 길을 걸어왔다. 참 많이 부족한 사람이 목사로 부름을 받아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었다. 그동안 오직 한 길, 농어촌 사역에 집중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은혜였다. 동서울노회 염곡교회(장훈두 목사) 농어촌 선교회에서 파송을 받아서 동서울 노회 지역의 교회 없는 마을에 개척하여 238개월 농촌 교회 목회를 했고, 가나안 농군 학교와 사)한국 농어촌 선교 단체 협의회의 사역자로 부름을 받아서 주신 사명을 감당하며 많이 울고 웃으며 하나님의 충성되고, 신실한 사람들과 행복한 순례의 길을 가고 있다.

이제 이 땅에서 그렇게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 지금까지 농어촌 선교 현장에서 힘들고 안타까운 사연을 접할 때 주님의 인도하심과 사랑을 따라서 서로 위로하고, 섬기며 놀라운 은혜로 감당하였다.

오래전부터 농어촌 선교 사역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로 여겨진 것이 농어촌에서 사역하시고 은퇴하시는 목사님들의 노후 대책이었다. 수십 년 동안 평생을 농어촌에서 목회하시다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은퇴하시거나, 은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농어촌교회 은퇴 목사님들은 경제적 준비 부족으로 생계의 곤란을 겪고, 노후에 주택도 없는 경우가 많고, 교회에 가서 주일 예배를 드리기도 불편한 문제와 목사님과 사모님의 건강 문제 등으로 은퇴 이후 급격하게 곤고함에 처하는 현실을 수도 없이 접하고 있다.

이에 농어촌 은퇴 목회자를 위한 사역을 하기로 하고 기도하던 중에 농어촌 은퇴 목회자들과 함께하는 일터 공동체인 옹기종기 일터 공동체를 충남 서천군 화양면 남성리에 설립하게 되었다.

옹기종기 일터 공동체는 농어촌교회에서 은퇴하신 목회자분들을 중심으로 모여서 예배드리기 위하여 산들강의 집이라는 예배당을 건축하였다. 은퇴 이후 교회에 나가기도 불편한 상황에 놓였던 분들을 모시고 모두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섬기며, 세워주며, 주님의 부르심을 받는 순간까지 함께 예배자로 살아가고자 한다. 주일마다 은퇴 목회자 가정으로 함께 모여서 사랑과 교제가 있는 예배를 드리며 은퇴 이후 더욱 깊은 영성과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가고 서로 세워주는 예배 생활을 하도록 섬길 것이다.

옹기종기 일터 공동체는 농어촌에서 은퇴하신 목회자 사모님들의 손길로 맛난 밥상을 차려 내기 위하여 HACCP 인증을 받은 옹기종기 작업장을 세웠다. 우리 가족들의 식탁을 차리는 마음으로 안심하고 드실 수 있는 건강하고 안전한 반찬과 도시락, 음식 재료들을 전국의 가정과 직장, 모임 등 필요로 하는 곳에 공급하려고 한다. 또 전국의 농어촌교회들이 생산하고, 수확하는 각종 농, , 축산물과 꽃차, 등 믿을 수 있는 우리 농, , 축산물을 공급받아 다양하게 가공하여 공급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 모든 사업을 통한 수익은 전액 옹기종기 일터 공동체에서 동역하시는 은퇴 목사님들과 사모님들, 그리고 농어촌 현장에서 목회하시는 분들께 경제생활의 자립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 사용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옹기종기 일터 공동체는 은퇴 목회자와 사모님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도입하여 함께 예배, 함께 작업, 함께 농사, 함께 여행, 함께 걷기, 함께 등산, 함께 자전거 라이딩, 함께 쉼 등 함께 축제의 일상 삶을 살아가며 평생 설교한 대로 살아가는 현장이다. 은퇴 이후 소외받고, 외롭게 지내시며 삶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농어촌 은퇴 목회자 내외분들과 더불어 함께 하나님 나라를 누리는 행복한 일상생활을 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이다.

초고령 사회에서 목회자가 은퇴 이후 조금 더 평안하고, 소득도 얻고, 삶의 의미와 여유를 찾고, 목회자의 품위를 지키며 함께 행복을 누리는 새로운 농어촌 은퇴 목회자의 대안 공동체로 자리매김하기를 소망한다.

옹기종기 일터 공동체설립되기까지 모든 일을 하나님께 주관하셨다. 앞으로 공동체에 함께할 동역자들을 모아주셨고, 수많은 동역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하여 이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렇게 귀하게 세워진 옹기종기 일터 공동체를 후원하시고, 헌신하시고, 기도해 주시는 많은 분들과 함께 바로 세우고, 섬겨서 하나님께 기쁨이 되고, 한국교회에 농어촌 은퇴 목회자를 위한 새로운 대안 공동체가 되도록 함께 기도와 성원해 주시기를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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