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산불로 강동노회 교회와 성도 가정 큰 피해 입어
재난 속 인명 피해 없음에 “하나님의 보호하심 감사”
서로 돕는 교회들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 요청”

“아무 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동하 장로가 모두 불타고 재만 남은 집 앞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강동노회장 김용호 목사와 임원들, 강릉제일교회 변혁 목사가 안타깝게 이 장로의 설명을 듣고 있다.
“아무 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동하 장로가 모두 불타고 재만 남은 집 앞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강동노회장 김용호 목사와 임원들, 강릉제일교회 변혁 목사가 안타깝게 이 장로의 설명을 듣고 있다.

올해도 강원도 영동 지역이 산불 피해를 입었다. 2019년 4월 발생한 고성 속초 산불에 이어 2020년 무려 8일 동안 영동 지역을 휩쓴 동해안 산불과 2022년 원자력발전소까지 위협한 울진 삼척 산불까지 연이어 초대형 재난을 입었다. 여러 차례 대형 산불을 경험한 강릉 주민들도 올해 산불은 더 무서웠다고 말했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강풍이 불었다. 그 강풍을 타고 불덩이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오후에 하나님의 은혜와 같은 폭우가 내리지 않았다면, 정말 큰 산불이 일어났을 것이다.”

재난 속 “하나님이 보호하셔”

산불 피해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4월 13일 강릉을 찾았다. 11일 발생한 산불과 강풍으로 강동노회 산하 교회 4곳과 성도 6가정이 피해를 입었다. 상대적으로 성도들의 피해가 심했다. 성도들은 집과 사업장을 한순간에 모두 잃었다.

이동하 장로와 안영순 권사(강릉제일교회)는 경포호 안쪽 저동에 살고 있었다. 솔숲으로 둘러싸인 펜션 단지 안쪽에 자리한 집이었다. 단지에 들어서자 솔내음 대신 매캐한 불냄새만 났다. 나무로 지은 집은 흔적도 없이 재만 남아 있었다. “우리 집이 끝에 있어서 마지막에 불탔다. 불길을 막기 위해 호스로 계속 물을 뿌렸다. 하지만 강풍을 타고 불덩이들이 넘어오는데… 우리 단지 16가구가 모두 타고 불바다가 됐다.” 이 장로의 한숨에 안 권사는 “입고 있던 옷과 약만 챙겨서 나왔다. 아무것도 갖고 나오지 못했다”며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김길수 집사와 양문영 집사(강릉제일교회)는 사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목소리가 떨렸다. 김 집사는 집과 함께 구순 노모를 잃을 뻔했다. “대피문자를 받았을 때 이미 불길이 앞 산에서 넘어오고 있었다. 집에 들어가서 서류봉투만 들고 나와서 어머니를 찾았다. 아무리 찾아도 안 계셨다. 불길이 옆 산에서 일어나더니 집 앞 대나무밭까지 불태웠다. 사방에서 불길이 일어났다. 할 수없이 차를 타고 불길을 뚫고 나왔다.” 김 집사는 어머니를 두고나왔다는 자책에 다시 불길 속으로 들어가려했다. 하지만 연기와 불길로 아예 들어갈 수 없었다. 그때 이웃집 장애인을 데리러 온 복지관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양 집사는 “남편과 세상에 이런 불효가 어디 있냐고 한탄하고 울었다. 그때 전화가 왔다. 하나님이 정말 어머니와 우리를 보호하셨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안전했지만 집은 흔적도 없이 타버렸다.    

김동명 허성주 성도(강릉제일교회)는 생업으로 운영하던 카페가 전소했다. 물품도 모두 불에 타버렸다.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앞으로 생활을 어떻게 할지 계획조차 세울 수 없는 상황이다.

강릉제일교회는 성도 5가정이 재난을 당했다. 변혁 목사는 “피해를 당한 성도들이 모두 힘든 가정이다. 급하게 당회에서 긴급지원금 200만원을 전달했고, 주일(16일)에 온 성도들에게 피해상황을 알리고 특별헌금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①경포호 인근 솔숲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마을이 한 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②총회구제부 임원들도 강릉 산불 구호를 결정하고 15일 현지를 방문해 피해상황을 조사했다. ③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강릉아이스아레나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서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 ④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성도들을 강동노회 목회자들이 위문하고 있다. ⑤사택 지붕이 완전히 뜯겨져 날아간 삼척 감사교회는 당장 새 지붕을 얹어야 한다.
①경포호 인근 솔숲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마을이 한 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②총회구제부 임원들도 강릉 산불 구호를 결정하고 15일 현지를 방문해 피해상황을 조사했다. ③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강릉아이스아레나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서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 ④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성도들을 강동노회 목회자들이 위문하고 있다. ⑤사택 지붕이 완전히 뜯겨져 날아간 삼척 감사교회는 당장 새 지붕을 얹어야 한다.

“회복할 수 있도록 사랑 나눠주길”

교회들은 강풍 피해를 입었다. 특히 삼척 감사교회(김종협 목사)는 강풍으로 사택 지붕 전체가 뜯겨져 날아가는 피해를 입었다. 날아간 지붕이 이웃집들의 태양광 시설과 주택 일부를 파손하는 2차 피해까지 발생했다. 당시 영동 지역은 태풍에 버금가는 초속 30미터(시속 136킬로미터)의 강풍이 불었다.

감사교회 김종협 목사는 감사교회에서 12년 목회하고 있다. 10여 명의 성도들은 고령이고 몸이 불편하다. 피해를 입은 사택은 지붕이 낡아 비와 눈이 오면 물이 줄줄 흐를 정도였다. 몇 년 전에 선교팀의 지원을 받아 새 지붕을 얹었다. 새로 덮은 지붕이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통째로 날아간 것이다.

감사교회는 사택 지붕 수리비와 이웃집 피해보상비까지 약 2000만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가난한 농촌 교회에서 이 재정을 마련할 방법은 없다. 일단 강동노회 동료 목회자들이 나섰다.

강동노회는 산하에 사회봉사부를 두고 있다. 사회봉사부는 노회 산하 교회들의 예배당 보수와 리모델링 공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사회봉사부장 한상구 목사는 감사교회 피해 소식을 듣고 곧바로 삼척으로 달려갔다. “사택 지붕 전체가 날아간 것을 보니까 정말 마음이 아팠다. 이전에 비가 새서 새로 덮었는데, 그 지붕이 몽땅 사라진 것이다.”

강동노회 김용호 노회장과 사회봉사부는 다시 감사교회 수리공사에 들어갔다. 지붕을 덮을 자재를 구입하고 15일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김용호 목사는 “그동안 우리 총회와 교회는 우는 자와 함께 울어주었다. 강원도에서 해마다 재난이 발생할 때 많은 교회가 지원을 해주어서 우리가 회복하고 성도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졌다. 이번 재난을 당한 교회와 성도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사랑을 나눠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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