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삶에게> (토드 빌링스/두란노)

저자는 하버드대 신학박사 출신이며 미국개혁교회(RCA) 목사요 선교사요 교수로 사역했다. 그는 2012년 왕성한 사역을 펼치던 39세에 다발성골수종 진단을 받고 죽음을 깊이 연구했다.

죽음이란 무엇인지를 생각케 한다. 저자는 육체가 소멸하는 것만이 죽음이 아니라 자력으로 헤어날 수 없는 고통, 핍박, 테러 등도 죽음과 같다고 말한다. 그는 이 땅에 스올에 빠져 구원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음을 돌아보게 해 준다.

이 세대는 죽음을 잊고 산다. 과거 가족의 죽음을 집안에서 치렀던 시대에 집이란 삶의 공간이자 죽음을 언제든 맞이할 공간이었다. 하루하루 바둥거리며 살지만 언제라도 죽음을 맞이해야 할 존재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러나 요사이 죽음은 병원 장례식장에서만 잠시 볼 수 있다. 영상 속에 그 어느 시대보다 죽음이 넘쳐나지만 지나치게 아름답거나 지나치게 잔혹해 그렇게 죽어야 하는 영웅이나 악당들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한 연구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독교인들일수록 다양한 연명치료를 끝까지 고집한다고 알려준다. 이 땅에 주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이어가려는 마음은 의미 있지만 그 바탕에 혹시 번영신학 사상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슬쩍 건드린다. 혹시 인간은 필멸의 존재이고 천국의 삶은 세상의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영광임을 간과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냐고 묻는다.

“우리는 그런 번영이 아니라 도래할 하나님 나라를 열망하고 갈망하는 복, 우리의 복 있는 상태가 우리의 지갑이나 신체적 번영에 의존하지 않음을 깨닫는 복을 기대해야 한다.”

스스로 구원할 수 없는 존재인 인간은 행복을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시기를 바라야 한다. 내 인생의 주인공이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알고 그분과 동행하기 힘써야 한다. 인간은 이 땅에서 시한부 인생임을 기억하고 작게 살아가라고, 즉 일상을 소중히 여기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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