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교회 1일 역사관과 기념관 문 열어 “제비뽑기는 총회의 자랑스런 역사”

박광재 목사(영광교회 원로)가 4월 1일 성경의 제비뽑기 기념관을 개관했다. 박 목사가 기념관에서 제비뽑기로 당선된 최초의 총회장 한명수 목사와 역대 총회장들을 설명하고 있다.
박광재 목사(영광교회 원로)가 4월 1일 성경의 제비뽑기 기념관을 개관했다. 박 목사가 기념관에서 제비뽑기로 당선된 최초의 총회장 한명수 목사와 역대 총회장들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거룩함 회복을 위해 ‘성경의 제비뽑기’ 사역을 펼친 박광재 목사가 평생 과업을 정리해 놓은 전시관을 열었다.

박광재 목사와 성도들은 영광교회 교육관 3층에 ‘성경의 제비뽑기 50주년 기념관’과 ‘영광교회 설립 40주년 역사관’을 마련하고 4월 1일 개소식을 가졌다. 기념관은 지난 50여 년 동안 박 목사가 국내외에서 성경적 제비뽑기 사역을 펼친 자료들과 언론보도 기사들, 총회 현장에서 부총회장 및 임원 선거에 사용했던 제비뽑기 구슬, 노회와 영광교회에서 사용한 제비뽑기 용품 등으로 빼곡하게 차있다.

전시 물품 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2001년 9월 18일 충현교회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제86회 총회에서 최초로 목사부총회장을 제비뽑기로 선출하는 사진이다. 처음 제비뽑기로 당선한 한명수 목사를 비롯해 이후 부총회장에 당선된 목회자들이 구슬을 보이며 환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총회임원과 상비부장 등을 선출할 때 사용했던 제비뽑기 구슬도 볼 수 있다. 구슬 표면에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이름과 로고가 선명하다. 총회가 제비뽑기 선거를 폐기한 후, 구슬들은 총회회관 지하에 방치돼 있었다. 몇 년 전 여름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내려 총회회관 지하실이 침수됐을 때, 제비뽑기용 구슬을 비롯해 보관하던 자료와 물품들이 손실됐다.

박광재 목사는 “지하실이 물에 잠겨 구슬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총회 역사가 물에 떠내려가는 것 같아 정말 마음 아팠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뻔했던 제비뽑기 구슬들을 찾아내서 기념관에 정리해 놓았다. 총회는 처음에 제비뽑기 구슬을 7가지 무지개색으로 제작했다. 현재 박 목사가 보관하고 있는 구슬은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남색 보라색 5가지뿐이다.     

박 목사는 “우리 총회는 금권선거를 막고 거룩성을 회복하기 위해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채택하고 10년 넘게 시행한 교단이다. 이것은 우리 총회의 자랑이며 소중한 역사”라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이런 물품과 자료들을 총회의 역사 유물로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념관 개관과 함께 박광재 목사는 책 <성경의 제비뽑기 행전>과 <오직 제비뽑아 나누라> 출판도 준비하고 있다. 오는 7월 출간 예정인 이 책에 △성경에 나온 제비뽑기에 대한 내용과 의미 △2000년 기독교회사에서 하나님께 의지해 제비뽑은 역사와 적용들 △한국교회사에서 예장합동 교단 및 다른 교단의 거룩한 제비뽑기 사역들 △영광교회에서 제비뽑기를 목회에 적용한 사례 △후임 목회자를 제비뽑아 청빙한 사례를 비롯해 여러 교회에서 제비뽑기를 사용하는 사례 등을 담을 예정이다.

한편, 영광교회는 역사관과 기념관 개관식 후 본당에서 박광재 원로목사 추대 및 후임 하만규 목사 위임 감사예배를 드렸다. 영광교회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12월 제비뽑기로 하 목사를 후임으로 청빙했다. 당시 감염을 걱정하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원로추대와 위임 예식을 미루다가 이날 감사예배를 드렸다.

감사예배에 전 총신대 총장 정성구 박사와 증경부총회장 이완수 장로, 소속한 남평양노회 임중근 한창호 목사와 총신신대원 총동창회 이춘복 김진하 전현직 회장, 박 목사의 동기인 75회 오세광 목사와 동창 목회자, 배만석(사랑스러운교회) 박재천(한국문인교회) 이실태(소망교회 원로) 황정식(성문교회 원로) 김신성(옥토교회 원로) 김승석(분당충만교회) 목사와 이갑형 선교사(필리핀복음주의신학교 교수) 등 교단 내외의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위임받은 하만규 목사는 “영광교회 원로목사님과 성도님들이 이어 온 제비뽑기 제도가 좋다. 저도 제비뽑기 전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 목사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영광교회는 원로 목사님과 성도들이 잘 훈련하고 양육받아서 어려움이 없었다. 튼튼한 토대 위에서 교육목회의 비전을 갖고 사역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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